열린우리당 '강금실 시장만들기' 착수

입력 2006-03-30 15:50:50

열린우리당이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을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우리당은 서울시장 선거의 향방이 5.31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강 전 장관에 대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지원의 방식은 전적으로 강 전 장관의 뜻에 따를 방침이다. 강 전 장관의인기가 당 지지율을 앞서고 있는 만큼 지나친 당 색깔 강요로 인해 빚어질 수도 있는 지지율 깎아먹기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도 당과 인위적으로 거리를 둘 생각은 없지만,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방식으로 선거전을 펼칠 계획이기 때문에 당의 도움을 크게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의 선대본부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강 전 장관은 통상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즐거움과 행복추구의 가치를 선거에서 보여주고 싶어한다"며 "선거를 한판의 잔치로 치러내, 선거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는데도 일조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특히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은 "살아온 것을 다 던지고, 중요시 하는 자유를 던지고 싫어하는 정치에 들어갔다"며 "내가 인기가 있는 것이 기성 정치인과 다른 모습이고, '쿨'하고소신을 견지했기 때문이라면 그 기조에서 선거운동을 치러야 한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강 전 장관측은 특히 서울시장 선거가 박빙의 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춘 의원은 "경계없는 선거와 마음을 모아내는 선거로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유권자들을 투표하게끔 하는 요인을 만들어야 강 전 장관이 이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를 구성할 때도 강 전 장관의 구상을최대한 받아들일 계획이다. 강 전 장관은 3주전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후 자신의 스타일대로 선거를 치르는데 도움이 될만한 당 인사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본부장으로 거론되는 김영춘 의원에겐 보름전 직접 "도와달라"고 연락했다는 후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이 자신의 방식대로 선거를 치를 계획이기 때문에선대위 구성에서도 당의 색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 전 장관은 선거전이 시작될 경우 회원수가 7천 명에 달하는 자신의 팬클럽 '강사모'에 상당한 역할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당은 대변인 등 공보책임자는 가능한 한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는당내 인사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우리당은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될 경우 선대위에 여성 공동대변인단을 두는 방안이나 오영식(吳泳食) 의원 등 재선급 의원을 대변인으로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강 전 장관 개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더라도, 당 차원에선 조직을최대한 활용해 강 전 장관을 지원할 것"이라며 "서울의 지역구 의원들은 각자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한 데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문인들의 권유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후문이다.

강 전 장관측은 "강 전 장관은 출마를 결심하기 전 '정치를 하게 되면 실존적인죽음을 맞게 된다'는 생각을 해왔고, 변호사들도 '승산도 낮기 때문에 나가지 말라' 고 권유했다"며 "그러나 문인들이 '역사의 부름이라고 생각하고, 십자가 지는 기분으로 가야 한다'고 권유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다음달 5일 공식 출마선언에 앞서 성당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출마준비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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