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벤젠' 음료수

입력 2006-03-30 11:46:32

물은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를 보호한다.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고, 혈관에서 피떡이 만들어지는 걸 막아 뇌졸중'심장병 등을 예방하기도 한다. 방광암'대장암'유방암 등 여러 가지 암을 비롯해 요로결석'치질을 막는다고도 한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찬물 한 컵을 마시고, 하루 열 컵 정도를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는 등 물을 잘 마셔 보신하는 '물 마시기 10계명'이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물이 귀해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주로 맛 때문에 물보다는 음료수를 선호하는 경향이다. 어린이들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음료수에는 대개 칼로리가 많이 함유돼 있기는 하나 유해물질이 들어 있어 '잦은 논란'을 부르기도 한다. 특히 탄산음료에는 탄산가스'설탕'과당'향료'나트륨 등이 첨가돼 있게 마련이다. 대표적인 게 콜라이며, 콜라 한 캔(355㎖)에는 당분이 35㎎ 정도 들어 있어 밥 반 공기에 버금간다고 한다.

○…국내에 시판되는 음료 가운데 안식향산나트륨과 비타민C를 함유한 제품 10종에 대해 전문기관이 시험한 결과 5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됐다고 여성환경연대가 어제 밝혔다. 이 중 2개 제품에는 벤젠이 17ppb와 16ppb나 각각 검출돼 국내 먹는 물 기준(10ppb)을 초과했고, 나머지도 미국의 먹는 물 기준(5ppb)을 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벤젠은 어떤 물질인가. 국제암연구센터와 세계보건기구가 벤젠을 발암물질로 규정, 빈혈과 혈소판 감소를 일으키는 독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월 방부제(보존료)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안식향산나트륨과 비타민C가 섞이면 벤젠을 형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조 금지나 회수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제조업체들에 이 두 성분을 함께 쓰지 말도록 권고 조치했었다.

○…식약청은 벤젠의 인체 유해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위해 평가'를 하고 있으며, 곧 그 결과를 발표할 모양이나 아직 행정 처분 기준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차제에 벤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더 정확히 밝히려면 독성물질 함유 자체 외에 유통 기간, 보관 온도, 열에 의한 노출 정도 등도 세부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다. 시판되는 음료수들을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길 찾기는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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