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한숨나라?"…공천 후유증 '어수선'

입력 2006-03-30 10:04:33

한나라당 대구시당사가 어수선하다. 단식농성, 공천신청 철회, 탈당 등을 위해 당사를 찾는 이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30일 현재 당사 1층 입구에서는 박성태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부당 공천'에 항의하며 머리띠를 두른 채 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한나라당 달성지역 당원 등 100여 명이 당사 앞에서 '공정 공천'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인다.

대구시당사 안에도 공천에 항의하는 당원들로 고성이 오가고 있다. "공천자를 내정해 놓고 왜 들러리를 세우느냐?" "참신한 후보를 두고, 흠결있는 후보를 내세우면 되느냐?" "이래서야 한나라당이 대권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등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대구시당 홈페이지에도 특정후보를 둘러싸고 가정사, 정치활동 전력 등을 문제삼은 투서가 오르고 있다.

당직자들은 공천서류를 되돌려주고 탈당계를 접수하랴, 공천항의까지 받으랴 공천신청 접수 때마냥 분주하다.

중구청장 후보 공천을 신청했던 정영애 시의원, 시의원 재공천을 위해 신청서를 냈던 류승백·손명숙 시의원 등은 공천 내정에 반발해 최근 공천신청을 철회했다. 정홍범·마학관 시의원도 당사를 찾아 공천방식에 강력히 항의했다. 류승백 시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심사위가 지난 10월 대구 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다른 당을 지원한 의혹이 짙은 인물을 공천하려고 한다."며 "공정한 공천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공천신청을 철회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원 공천을 신청했던 한기열 중구의회 의장도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의원에게 충성했다는 이유만으로 병역미필, 위장전입 등 결격사유도 무시한 채 공천자를 내정하고, 다른 후보는 아예 들러리로 취급하고 있다."며 "공천신청을 철회하고 무소속 출마자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천신청자들 반발이 거센 탓인지 한나라당 대구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현재까지 확정된 광역의원 공천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고 심사보류 및 추가공모지역 후보 확정 이후 일괄 발표하기로 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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