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1억 원을 가져갔을까?'
지난해 1월 15일 1억 1천200만 원어치 자기앞수표 4장을 갖고 있었던 정모(당시 40세) 씨가 한 밤중에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런데 자기앞수표가 깜쪽같이 사라졌다.
수표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정 씨 동생 보험금의 일부. 끝내 수표를 찾지 못한 유족들은 도난 신고를 했고 그로부터 나흘 뒤 은행에서 이 돈을 찾은 주인공은 ㄱ대 휴학생 박모(28) 씨로 밝혀졌다.
박 씨는 정 씨가 숨진 당일 친구들과 술을 마셨던 대구 동구의 한 식당 아르바이트생. 그때 정씨는 친구들에게 수표를 보여주며 들떠 있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헤어진 정 씨는 귀가 뒤 갑작스럽게 숨진 것. 그럼 아르바이트생 박 씨가 범인? 하지만 판단은 일렀다.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한 두번 본 손님이 수표를 주면서 현금으로 바꿔오면 50만 원을 준다길래 은행에서 환전해 전달해 줬을 뿐 내가 돈을 훔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돈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
그 후 1년. 대구달서경찰서는 정 씨 주변을 샅샅이 조사했지만 아직까지 돈을 찾지 못했다. 박 씨가 직접 수표를 훔쳤을 가능성도 염두에 뒀지만 증거가 불충분했다. 결국 경찰은 29일 박 씨에 대해 장물을 운반하고 환전한 혐의만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년간의 방대한 수사에도 아무 소득이 없었습니다. 유족들을 볼 낯이 없네요." 경찰은 허탈해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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