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슈퍼스타 감사용 대학야구 첫 승

입력 2006-03-28 14:33:35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옛날에 투수로 1승을 올렸을 때 보다 더 기쁜데요."

대학야구 지휘봉을 잡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꼴찌 '슈퍼스타' 감사용(49)이 고대하던 첫 승을 올렸다.

감사용 감독이 이끄는 국제디지털대는 28일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전국대학춘계리그 D조 예선리그 5차전에서 선발투수 방명기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앞세워 역시 같은 약체인 한성디지털대를 3-0으로 이겼다.

세계사이버대, 충청대, 한민대, 송원대 등 또 다른 약체들에 잇따라 무릎을 꿇는 등 5경기만에 올린 승리다.

직장인 야구에서 프로로 뛰어든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인 감사용 감독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결코 깨지지 않을 갖가지 꼴찌 기록을 남긴 삼미 슈퍼스타스에서도 주로 패전 마무리로 나와 1승14패1세이브를 기록했다.

1986년 OB에서 은퇴한 그는 식당 주인을 거쳐 할인매장 관리부장으로 일해왔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가 초등야구 감독을 지냈다는 점을 의식해 '감독님'으로 부르는 등 마음은 항상 그라운드에 있었다.

선수시절의 활약이 '절망하지 않는 꼴찌'라는 주제로 소설과 영화로 소개되면서 그는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게 됐고 올해 신생팀 국제디지털대 사령탑에 앉았다.

감사용 감독은 첫 승에 소감을 묻는 말에 "그저 고만고만한 팀들과 겨뤄서 얻은 1승"이라면서도 "새로 시작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만들어낸 승리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옛날에 투수로 첫 승을 올렸을 때보다 훨씬 더 기쁘다"고 답했다.

그는 "잘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지긴 했어도 1-2점차로 밖에 안 졌다"며 "이번에는 이렇지만 좀 더 가다듬어서 가을에는 실력 좀 발휘해보려고 한다"며 밝게 웃었다.

한편 감사용 감독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방명기는 8회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9회 한성디지털대 선두타자 허지훈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기록이 불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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