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를 화끈한 공격배구로 탈바꿈시킨 2점 백어택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
2점 백어택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페인트 공격과 연타의 지루한 랠리로 이어지던 여자부 경기에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한 '로컬 룰'.
제도 도입 첫해인 지난해 적응기를 거쳐 올 시즌 여자 코트는 강타가 난무하는 '팡팡쇼'로 변화시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며 이제 '뜨거운 감자'가 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가장 큰 문제는 점수가 2배씩 뛰다보니 갈수록 백어택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세터가 공을 띄울 데가 마땅치 않을 때나 겨우 볼 수 있었던 백어택이 이제는 마구 남발되며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특히 이런 현상은 흥국생명과 도로공사가 맞붙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두드러진다.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2006 V-리그 챔프전 2차전에서 흥국생명은 김연경-황연주를 앞세워 총득점 87점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0점을 2점 백어택으로 수확, 3-1 승리를 챙겼다.
도로공사는 한 술 더 떠 주포 한송이-임유진 뿐 아니라 센터 김소정, 라이트 이윤희 등 세터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2점 백어택에 가담해 약 80회 정도 백어택을 시도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성공률이 떨어지며 총 89점 가운데 38점을 백어택으로 거둬들이는 데 그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명수 도로공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백어택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2점씩 올라가기 때문에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면서 "길거리에 1천원 지폐와 100원짜리 동전이 떨어져 있으면 어느 쪽을 줍느냐와 같은 이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명수 감독은 이어 "우리는 결국 국제 무대에서 조직력과 빠른 발놀림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2점 백어택은 한국 배구의 성장에 절대 도움이 안된다"면서 2점 백어택은 결국 폐지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2점 백어택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상황. 한 여자 배구 팬은 "2점 백어택으로 전술이 단조로와지고 오히려 여자 배구 보는 맛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독사' 김철용 흥국생명 감독은 "국제 무대에서 한국만 백어택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로컬 룰로 2점 백어택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명세터로 이름을 날린 이도희 흥국생명 코치도 "세터가 공격 루트를 찾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옹호했다.
한편 KOVO 관계자는 "2점 백어택으로 순식간에 경기가 뒤집히는 등 여자 경기가 재밌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큰 틀은 유지하되 시즌 종료 후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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