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PO 진출은 '리 벤슨 효과'

입력 2006-03-28 08:54:38

대구 오리온스가 2005-2006시즌 이전에 없었던 치열한 중위권 다툼 속에서 힘겹게 6강에 올랐다. 오리온스가 기록한 28승26패(승률 0.519)는 역대 6위 팀이 얻은 최고 승률이다.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26승28패(승률 0.481)를 기록하고도 6위를 차지했었다. KT&G는 5할 승률(27승27패)을 기록하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역대 첫 번째 팀이 됐다.

이번 시즌을 들여다보면 오리온스가 6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용병 교체가 성공적이었고 피말리는 연장 승부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오리온스는 그러나 이번 시즌 홈에서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과 3연승과 3연패를 반복하는 기복을 보였다.

◆리 벤슨 효과=벤슨 영입 전까지 오리온스는 17승18패를 기록, 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다. 벤슨은 전자랜드에서 오리온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2월 4, 5일 서울 SK와 원주 동부전에서 2연승을 이끌며 진가를 발휘했다. 벤슨 이적 후 오리온스는 19경기에서 11승8패를 기록, 결국 벤슨 효과가 오리온스를 6강으로 견인한 셈이 됐다. 벤슨은 오리온스(19경기·27.3점-14.1리바운드)보다 전자랜드(35경기·28.3점-14.9리바운드) 소속으로 더 좋은 기록을 냈는데 이는 거꾸로 벤슨이 오리온스에서 팀 플레이에 충실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벤슨은 전자랜드에서 지나친 개인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장 승부=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무려 8차례나 연장 혈투를 펼쳤다. 2월 23, 25, 26일에는 3경기 연속 연장 승부로 진땀을 흘렸다. 이번 시즌 10개 구단 전체 연장전이 14차례뿐인 점을 감안하면 오리온스는 다른 팀들에 비해 접전을 많이 벌였음을 알 수 있다. 오리온스가 연장에서 6승2패로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6강 진출의 결정적인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오리온스는 2004-2005시즌에는 4차례(2승2패) 연장전을 가졌다.

◆3연승과 3연패=오리온스의 이번 시즌 최다 연승과 최다 연패는 모두 '3'이다. 오리온스는 8차례나 '3'이란 숫자놀음을 했다. 결과는 5대3으로 연승이 많았다. 시즌 막판인 18일 전자랜드, 22일 KT&G, 25일 SK전에서의 3연승이 가장 알찬 수확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전력의 불안정으로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연패 탈출을 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것으로도 풀이된다.

◆홈 경기 부진=이번 시즌 대구체육관을 찾은 오리온스 팬들은 지는 경기를 더 많이 지켜봐야만 했다. 오리온스는 홈에서 13승14패, 원정에서 15승12패를 기록했다. 전국구 스타인 김승현을 둔 덕분인지 오리온스는 원정에서 힘을 냈다. 5위 전주 KCC(29승25패)가 홈에서 19승8패, 4위 부산 KTF(29승25패)가 홈에서 17승10패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오리온스의 홈구장 성적은 팬들의 이해를 구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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