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손학규부터 당적 버려라"…우리당 맞불놓기

입력 2006-03-27 11:11:07

한명숙 총리 지명자에 대한 한나라당의 '당적포기' 요구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부터 당적을 버리라."며 역공에 나섰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당적포기의 명분이 공정한 선거중립이라면 총리보다도 불공정 선거개입의 여지가 큰 한나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부터 당적을 포기하는 게 순서라는 논리를 펴고 나선 것.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장밀착형 행정조직을 관할하는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이 관권선거와 선거중립을 훼손할 위험성을 보이고 있다."며 "선거중립이 걱정돼 한 지명자를 물러나라고 주장한다면 이 시장과 손 도지사부터 당적을 포기하라고 권유해야 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리당은 그러면서 지난 17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여야 5당 간의 원내대표단 만찬회동에서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가 노 대통령의 탈당문제에 대해 "당적이탈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언한 점을 들어 "도무지 앞뒤가 안맞는 논리"라고 공격을 가했다.

우 대변인은 "대통령에 대해 당적이탈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이 원내대표가 이제 와서 한 지명자에 대해 당적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도무지 사리에 맞지 않다."며 "한 지명자가 첫 여성총리로서 광범위한 국민의 지지를 얻게 되자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이 흐뜨러질까 우려해 트집잡기에 나서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의 인사청문회 거부 방침은 해도해도 너무하는 것"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선거중립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받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한나라당 여성의원들과 소장파 의원들도 지도부의 주장에 동의하는지 듣고 싶다."며 한나라당의 내부 이견을 자극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한 지명자는 이날 일산 마두동 자택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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