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 사건' 실체 철저히 밝혀라

입력 2006-03-27 11:38:13

금융계 브로커로 알려진 '김재록 씨 사건'이 현대차 그룹으로 불똥이 튀면서 그 실체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김재록이 누구이며 유수의 재벌 그룹이 왜 본사를 비롯한 계열사까지 압수수색이라는 검찰의 칼날을 받기 이르렀는지 국민은 의아하다.

지난 주말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 씨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대중 후보의 전략기획특보를 맡으면서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권과 경제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부상했다. 그는 특히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권의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외자 유치 작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의혹의 핵심은 이 부분이다. 검찰의 현대차 그룹 압수수색도 그의 전방위 로비 자금 수수 등 불법 행위와 관련해 그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비리의 한 부분이다.

이제 40대 중반인 그가 '금융계의 마당발'로 불릴 정도로 폭 넓은 활동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배후에 당시 권력자의 비호가 있었을 것이라는 유추가 분분하다. 우리나라 정경 유착의 풍토상 얼마든지 짐작 가능한 일이다.

진상 규명은 검찰의 몫이다. 일부에선 지방선거 열풍이 일고 있는 시기라 정치적 표적 수사라는 해석이 나오고, 외환은행 매각에 따른 국부 유출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시기라 정책 부실의 희생양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검찰은 명명백백하게 실체를 규명함으로써 여러 의혹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줘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일개 브로커가 갖은 불법적 수단으로 정'관'재계를 주무르고 나라를 뒤흔드는 작태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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