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부터 기초단체장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개시되고 대구·경북지역에만도 500여 명이 넘는 예비후보자가 표밭을 누비는 등 본격적인 지방선거 분위기에 접어들었다.
민주주의와 선거는 그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아니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선거를 어떻게 치렀느냐"가 "누가 선거에 당선되었느냐"보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이번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치에는 필연적으로 정치비용이 수반된다. 상당액의 법정선거비용이 지출되고 여기에 불법선거비용까지 천문학적으로 지출된다면 선거 망국병을 앓아 정치선진국 진입은 요원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최근에 신고포상금이 최고 5억 원까지 지급되고 선거와 관련한 금품·향응 제공 건에 대해 당선무효형의 선고사례가 증가되고 이를 받은 유권자에게도 50배의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외형적으로는 돈선거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공천헌금이나 당비 대납, 선거브로커에 불법활동비 지급, 불법선거운동조직의 유지를 위하여 음성적으로 쓰여지는 돈은 엄청난 액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고질적인 돈선거 척결을 위하여 결의를 다진 바 있고, 선거부정감시단 역시 이 부문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불철주야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돈선거를 바로 잡지 않고서는 돈 많은 후보나 정당만이 정치의 중심에 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매관매직이 성행했던 조선후기의 정치 패턴을 닮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조선시대 문신이자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지방관목민심서'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생활의 교훈서로 감동을 주고 있다. 다산은 목민관이 생활신조로 받들어야 할 덕목으로 청렴·절검에다 명예와 재리(財利)를 탐내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과거 매관매직은 정치를 어지럽히는 행위로 경계대상으로 지목하였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우선 후보자가 위법선거를 하지 않고 선거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사법기관도 돈선거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선거범죄보다도 무겁게 처벌, 감히 돈선거에 대한 유혹을 갖지 못하도록 해야한다. 유권자 역시 돈선거를 하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낙선되었다고 묵인하지 말고 철저히 신고해야만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가 되어 정당대리전 양상이 예상된다. 6가지 선거의 동시 실시와 함께 각 정당이 내년 대통령선거의 기반강화를 위한 기회로 삼는 것으로 보여 돈선거가 난무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지방선거를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로 치러낸다면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각종 공직선거와 조합장선거 등 모든 선거문화가 한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2월드컵 4강, WBC야구 4강의 위업에 이은 정치 선진국 발돋움으로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자.
최세억(경북 선관위 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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