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지상에서 올려다보는 대부분의 콘크리트 건물은 무표정하다. 하지만 하늘에서 본 건물의 모습은 또 다르다. 아름다운 옥상이 조금씩 늘어나고있는 것이다. 봄을 맞아 옥상을 초록정원으로 바꾸는 옥상꾸미기가 활발하다.
◆직원들의 쉼터, '하늘 정원'
대구시 동구 신천동 청구네거리 인근 (주)서방 구사옥과 신사옥 옥상. 등나무로 우거진 터널 숲속에 벤치가 놓여있다. 이곳은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빠지지않은 곳. 아침 조례가 열리기도 하고 점심 장소로도 제격이다. 여직원들은 도시락을 싸와 오순도순 먹는 재미가 솔솔하다고 자랑이다.
알고보면 (주)서방은 옥상정원 가꾸기의 선구자다. 故 서장도 회장이 기업을 시작한 1967년부터 옥상에 나무를 심고 화초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서재덕 이사는 "물 끌어올리기, 물주기 등 관리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지만 건물의 외적 아름다움 외에도 직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정서적 차원에서 더 큰 이익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국민연금 대구회관 옥상도 직원들의 휴식처이자 외부 손님들과의 접견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가꿔져 있다. 오두막집같은 쉼터를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앉아만 있어도 시원하고 아늑하다.
지난 1월에 개관한 성서 롯데시네마 건물 옥상 역시 인공화단에 나무를 심고 바닥에는 목재를 깔아 편안한 쉼터로 만들어놨다. 비어있는 옆 공간 역시 파라솔 형태로 쉼터를 더 만들 예정이다. 대백프라자도 이상적인 옥상가꾸기의 좋은 사례로 여러 곳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잘 꾸며놨다.
◆ 우리집 야채공급처, ' 옥상 텃밭'
일반 주택에서도 옥상 가꾸기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크다. 옥상 한편에 버려진 화분, 스티로폼 박스 등을 이용해 배추, 고추 등 손쉬운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바로 옥상텃밭.
4층 옥상에 채소밭을 가꾸고 있는 이성권(60.대구시 중구 동인동) 씨는 "옥상에 아무것도 없이 휑한 것보다 채소를 가꾸고 나니 재미도 있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도 된다."고 밝혔다.
옥상 한편에 작은 대나무 숲, 꽃밭 등을 만들어놓은 가정집도 있으며 빌라 옥상에 작은 화초를 재배하는 곳도 적잖게 볼 수 있다. 옥혜영(55.여.대구시 수성구 중동) 씨는 "집 건물 분위기가 더 밝아지고 손자들도 옥상에 가 꽃과 함께 뛰논다."고 좋아했다.
옥상녹화의 효과는 의외로 크다. 외곽지보다 온도가 2~3℃가량 더 높은 도심의 열섬현상을 줄여주는 최선의 방책이기 때문. 특히 녹지면적이 가장 적은 대구시 중구의 경우 옥상녹화로 인한 혜택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강점문 대구시 환경녹지국 녹지과장은 "가정 옥상에 정원을 조성할 경우 화초 씨앗이나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옥상정원 가꾸기 캠페인이 범시민적인 차원에서 불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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