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바티칸서 공식 서임

입력 2006-03-25 07:56:12

정진석(鄭鎭奭.74) 추기경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서임 예식에서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가톨릭 교회 추기경에공식 임명됐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서임 예식에서 교황베네딕토 16세로부터 순교자의 피와 추기경을 상징하는 진홍색 주케토(성직자들이쓰는 작은 모자)와 비레타(주케토 위에 쓰는 3각 모자)를 수여받았다.

이날 서임식에서는 정 추기경 외에 선종한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의 비서를 지낸폴란드의 스타니슬라프 지위즈, 홍콩의 조지프 쩐 등 14명이 추기경에 공식 취임했다.

서임식이 시작된 뒤 교황이 추기경 임명장을 낭독하고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새추기경들의 이름을 선포했다.

정 추기경의 이름이 8번째로 선포되자 행사장의 한국 순례객 300여명이 박수와환호를 보냈다. 순례객들은 행사 내내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인 두번째의 추기경 탄생을 축하했다.

교황의 강론이 끝난 뒤 새 추기경들이 차례로 신앙고백과 교회에 대한 충성을서약했다. 교황은 이어 새 추기경들에게 주케토와 비레타를 씌워줬다. 이로써 새 추기경들은 완전한 복장을 갖추고 교황을 보좌하는 사제로서의 임무를 시작했다.

교황은 새 추기경들에게 "여러분이 입고 있는 진홍색 복장은 그리스도의 자비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사랑과 자비의 원칙을 확산시키길 기대하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또 모든 기독교인의 통합이 자신의 우선 임무라고 강조했다.

바티칸 교리책임자인 윌리엄 레바다 추기경은 새 추기경들을 대표한 감사 인사에서 교황에게 조건없는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각국의 고위 성직자들과 외교 사절, 일반 순례객 수천명이 참석했다.

오후에는 순례객들의 새 추기경 예방이 있고 한국측 행사로 저녁에는 성염 교황청 주재 대사관저에서 축하 만찬이 개최된다.

25일에도 성 베드로 광장에서의 서임 축하 미사, 로마 한인 신학원 축하 리셉션, 로마 한인 신학원 미사 등이 진행되는 등 축하 행사가 27일까지 계속된다.

이번에 서임식을 가진 추기경 15명중 정 추기경을 포함한 12명은 연령이 80세이하여서 교황 선출권을 갖는 콘클라베(교황청 비밀회의)의 구성원이 됐다.

또 전체 추기경단의 수가 193명으로 늘어났고 이중 120명이 콘클라베 참가 자격을 지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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