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군이 파키스탄인 16명을 살해한 데 대해 파키스탄이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군은 파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인 스핀 볼닥에서 국경을 넘어온 탈레반 잔당들과 2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인 끝에 17명의 테러리스트들을 사살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압둘 라자크 현지 군사령관은 "사망자 중에는 수개월간 국경을 넘나들며 우리 측을 공격했던 탈레반의 중간간부 물라 시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사망자들 가운데 최소한 16명이 자국령 차만에 사는 '누리족'으로 아프간에서 열리는 봄맞이 축제에 참석하려다 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발루치스탄 주정부의 관리인 사키브 아지즈는 23일 AP 통신에 "라자크 사령관이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부족민들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하피즈 하미드 울라 장관도 "이번 사건은 시엔이 지난해 라자크의 형제를 죽인 데 대한 보복으로 부족 간 분쟁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다른 당국자도 익명을 전제로 "사망자들은 월경 직후 체포돼 손이 뒤로 묶인 상태에서 살해됐다."며 탈레반 잔당이라는 아프간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아프간은 사망자들이 탈레반 세력인지, 아니면 부족 간 분쟁의 희생자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아프간 칸다하르 주정부의 하지 아사둘라 칼리드 주지사는 "사망자들은 차만에 거주하는 아프간 난민들이며, 국경 지역에서 범죄 행각을 벌여온 사람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외무부는 23일 이슬라마바드 주재 아프간 대사를 불러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자들을 처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근 몇 달째 경색국면을 보이는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관계는 지난 2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알 카에다의 은신처를 파키스탄이 무시했다고 비난하면서 본격화됐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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