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유승민, 세계 2위 볼 벽 넘었다

입력 2006-03-24 08:27:48

한국 남자탁구의 '간판' 유승민(삼성생명.세계 8위)이 '천적' 티모 볼(독일.2위)을 격파하고 기분 좋은 승전가를 불렀다.

2004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은 2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 프로리그 슈퍼서키트 3차전 준결승에서 볼을 4-1(11-7 11-8 8-11 11-2 11-5)로 누른 뒤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 이정우(농심삼다수)를 4-2로 꺾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는 볼과 2005유럽선수권 챔피언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세계 5위), 칼리니코스 크레앙가(그리스.12위) 등 유럽의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했고 유승민과 이정우는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유승민과 볼의 4강전.

8강에서 졸란 프리모락(크로아티아.23위)을 4-2로 물리친 유승민은 4강에서 볼과 만났다.

지난 2003년 초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볼은 지난해 세계 최강자 왕리친 등 내로라하는 중국 선수들을 모두 꺾고 2005월드컵을 제패한 유럽의 떠오르는 태양.

오른손 펜홀더 유승민은 서브와 수비, 드라이브 등 3박자를 갖춘 왼손 셰이크핸드 볼과 역대 상대전적 7전 전패의 절대적 열세에 놓여 있었고 한 세트를 빼앗은 것을 제외하곤 전부 완패했을 정도로 볼에 유독 약했다.

아테네올림픽 때 '백전 노장' 얀 오베 발트너(스웨덴)가 8강에서 볼을 잡아 주지 않았다면 유승민의 올림픽 금메달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KRA컵 SBS챔피언전과 프랑스 톱랭커 초청대회, 도요타컵 등 3개 대회 연속 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탄 유승민은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달부터 태릉선수촌에서 유남규 감독과 김택수 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은 유승민은 특유의 위력적인 포어핸드 드라이브로 몰아 붙여 결국 7전8기 끝에 천금같은 첫 승리를 낚았다.

유승민은 특히 다음달 독일 세계선수권 단체전 준결승에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일과 일전을 앞두고 24세 동갑내기 에이스 대결에서 승리, 기선을 제압했고 오는 12월 카타르 아시안게임 단식 우승 기대도 품을 수 있게 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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