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황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황사의 주요 성분은 석영, 장석, 운모, 고령토, 알루미늄, 철 등이다. 중국의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황사에서 납, 카드뮴 등 중금속과 아황산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도 많이 검출되고 있다. 황사는 미세입자(입자크기 2.5㎛ 이하)가 많기 때문에 호흡기 깊숙이 침투하거나 눈 등에 들어가 기관지염, 안질 등의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기관지
황사에 많이 노출되면 목이 따갑고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다. 또 천식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으므로 천식환자들은 외출을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문을 닫아도 미세먼지 유입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걸레로 집안 구석 구석을 깨끗히 닦아 주어야 황사로 인한 기관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로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착용, 황사가 호흡기로 흡입되는 것을 막고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양치질을 하거나 미지근한 소금물로 입안을 헹구어 주어야 한다. 유해 물질 배출 뿐 아니라 살균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구강과 기관지 점막 오염물질을 희석시키는 것도 좋다.
◆코
코는 공기 중 먼지를 걸러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다. 그러나 황사철에는 코가 말라 바이러스 침투가 쉬워진다. 황사와 함께 오는 각종 먼지가 콧속 점막으로 들어갈 경우 과민반응이 일어나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 두통 등이 유발될 수 있다. 후각장애, 코 답답함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별 약을 처방 받는 방법밖에 없다.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이거나 코점막 출혈을 완화시키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기도 한다. 염증치료제인 크로몰린소디움을 미리 코에 뿌려주면 질병예방도 가능하다.
◆눈
자극성 및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조심해야 한다. 황사가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눈에 손상을 주기 때문. 눈이 가렵고 빨갛게 충혈되며 눈에서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은 황사 중금속에 과민 반응을 일으켜 증세가 더 심해진다. 외출 할때는 보호 안경을 쓰야 하며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가급적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찬물에 눈을 담근 후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를 누그러 뜨릴 수 있다. 자가 진단해 안약을 함부로 투여하면 더 큰 병을 불러 올 수 있으므로 전문의 처방에 따라 안약을 사용해야 한다.
◆피부
더러워진 피부를 방치하면 모세혈관 수축으로 혈액순환이 둔화돼 피부노화가 촉진되고 여드름 등 각종 피부 트러블이 유발되기도 한다. 가려움과 따가움이 심할 경우 발진이나 발열, 부종으로 이어지는 피부염과 피부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건조하고 세찬 황사바람은 피부 수분을 앗아가 피부건조증을 유발,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기도 한다.
봄철 피부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안이다. 바깥 활동을 하고 돌아온 후에는 미지근한 물에 저자극성 클렌징폼 또는 미용비누 등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을 사용해서 얼굴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얼굴을 너무 강하게 문지르지 말고 깨끗한 물에 여러번 헹구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안 후 피부 보습을 위해 크림을 발라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피부가 푸석거릴 때는 영양크림과 에센스를 섞어 3~4분간 마사지한 후 스팀타월로 닦아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외출시에는 소매가 긴 옷을 입고 스카프 등으로 피부 노출을 줄여야 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김성희 대구가톨릭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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