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대구FC 새단장 누가 되야 할까

입력 2006-03-22 09:41:42

프로축구 대구FC 단장 선임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구FC 이사회는 21일 최근 물러난 이대섭 전 단장 후임으로 그간 거론되던 행정관료 출신 인사가 '낙하산 인사'로 논란을 빚자 그를 배제하고 외부 인사들이 포함된 '단장 선정 소위원회'를 구성, 새로운 인물을 단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유능한 단장이 프로 구단의 발전을 이끌수 있다는 점에서 단장 선임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단장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단장 선정 소위원회'의 역할과 행보는 주목받게 됐다.

프로 구단의 단장은 재정을 튼실하게 만들어 우수 선수 스카우트, 훈련 여건 개선 등 선수단을 충분히 지원하고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과의 역할 분담 및 협력을 이끌어내 좋은 성적을 거둘수 있게 해야 한다. 대구FC 단장 역시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구FC의 여건이 어려워 단장으로서 운신의 폭이 좁은 형편이다.

시민 주주 참여를 통해 만들어진 대구FC는 국내 최초의 시민 구단으로 모양새가 좋으나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주주로 참여한 대부분의 지역 기업들은 구단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보다는 소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후원업체로 나서 재정적 지원에 나서야 하나 선뜻 나서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 이렇다보니 대구FC는 자본금이 계속 잠식될 수밖에 없어 지금까지 긴축 재정으로 구단 살림을 꾸려왔다. 추후 영입될 새로운 단장은 마케팅을 강화해 이같은 국면을 타개하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다만, 올해 안으로 시민 구단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연간 운영비의 절반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바뀔 예정이어서 이는 신임 단장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과의 관계 정립도 중요한 문제다. 대구FC는 지금까지 구단 프런트와 선수단간에 표면적인 불화는 없었으나 지원 문제로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어왔다. 선수단은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고 구단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지원할 만큼 해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대섭 전 단장은 이와 관련, "이사회가 단장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다"며 "단장에게 권한을 더 많이 줘 구단 운영을 전적으로 맡기고 책임도 그만큼 지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대구FC를 이끌어갈 마땅한 단장 후보를 찾기란 쉽지 않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몇몇 인물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이 대구FC 단장직을 맡을 만한 역량이 있는 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단장 선정소위원회는 이같은 대구FC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 앞으로 나아가게 할 단장을 고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할 듯 하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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