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이 '공짜 테니스' 의혹과 관련해 시민들 앞에 공식 사과했다. 이 시장이 취임 이후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은 2003년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큰 불편과 혼란을 빚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이 시장은 주말 테니스장 '독점 사용' 논란에 대해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공짜 테니스' 논란에 대한 이 시장의 설명은 한 마디로 나중에 보니 문제가 다소 있었지만 자신은 전혀 몰랐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독점 예약을 해둔 사실을 모른 채 테니스를 쳤고 한국체육진흥회와 서울시테니스협회 간에 이용료 문제가 불거져 뒤늦게 돈을 정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몇몇 대목들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 당분간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시장은 2003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년간 테니스장 이용료조로 작년 말 사비 600만 원을 냈다. 한달에 1∼2차례, 모두 51회에 걸쳐 한 차례당 1∼3시간 테니스를 친 것으로 보고 산출한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이 시장을 초청한 것은 전 서울시테니스협회장 선모 씨였다. 2003년 초 체육회이사회 회의에서 선 전 협희장이 "건강 관리를 위해 이미 동호인들이 주말에 치고 있으니 와서 부담없이 치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시간 나는 대로 테니스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 차에 선의로 받아들였다"면서 "그런데 나를 위해 시간을 통째로 비워놓고 있었다는 보도를 보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장이 만 3년 가까이 특정 동호회에 속한 많지 않은 사람들과 테니스를 해오면서 그런 전후 사정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이 시장은 함께 테니스를 친 동호인들이 별도로 2천만 원을 모아 낸 데 대해 "작년 말에는 600만 원만 내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동호인들이 '같이 쳐 놓고 시장이 다 낼 수 없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돈을 걷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2천만 원은 테니스 선수 출신인 동호회 총무 안모(여) 씨가 수표로 전액 지불한 뒤 나중에 다른 동호인들로부터 갹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테니스장 이용료가 모두 정산된 줄 알았는데 지난해 말 한국체육진흥회로부터 납부 독촉을 받고 깜짝 놀랐다."면서 "동호회 총무 입장에서 내가 2천만 원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테니스 코트를 예약한 사람은 선 전 협회장인데, 아무리 총무라 해도 2천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자진해 냈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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