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점 어린이 화장품 '독성물질 조심하세요'

입력 2006-03-20 09:58:59

최근 서구 모 초등학교 앞 한 문구점. 어린이용 화장품 점검에 나선 대구시 및 중구청 공무원들이 진열된 물품을 뒤적이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해 말 시중에 나와 있는 어린이 화장품 59가지를 거둬 국립독성연구원에 의뢰, 검사한 결과 22가지 제품에서 납·메탄올 등 독성물질이 일반 성인화장품 기준치를 웃돌아 단속에 나선 것.

특히 립스틱 경우 식약청 단속 결과 납 검출량이 평균 59.5ppm에 이르러 일반화장품 기준치(20ppm)의 3배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품들이 알레르기 반응, 습진, 가려움증 등을 유발하고 피부노화를 촉진시킨다고 경고했다.

단속 공무원들은 문구점 내 진열대를 뒤지다 장난감 사이에서 분홍색 립글로스 10여 개를 발견했다. 공무원들은 일단 상품명을 적은 뒤 진열대에서 물건을 치우게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식약청에 문의한 결과 이 상품은 정상유통이 가능한 물건으로 밝혀졌다.

"조잡한 상품이라 부적합판정을 받은 제품이 아닌가 의심되지만 성인용일 수도 있으니 확인과정을 거친 겁니다. 이틀째 대구지역 초등학교 주변을 돌고 있는데 파는 곳이 드물어 일단 마음이 놓입니다."

대구시는 이달부터 5월까지 대구시와 각 구·군청 공무원들이 합동으로 매월 두 차례 초등학교 주변 문구점을 돌며 어린이용 화장품 단속을 벌이고 있다.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중·동·서·남구지역 문구점 43곳을 점검한 결과, 1곳에서 장난감과 함께 포장된 어린이용 화장품이 발견됐을 뿐 식약청 조사처럼 광범위한 유통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공무원들은 설명했다.

대구시는 일단 문구점 대다수가 영세한 규모임을 감안, 5월까지는 단속하더라도 고발조치를 하기보다 계도 위주로 한다는 계획. 6월부터는 불시에 현장을 확인, 어린이용 화장품 진열사실이 적발되면 고발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김학순 대구시 보건위생담당은 "최근 들어 외모를 가꾸는데 민감한 여자 어린이들이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 어린이용 화장품을 많이 찾는다"며 "부모들도 어린이용 화장품이 유해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이들이 사 오면 즉시 반품시키는 것이 좋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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