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사이에…" 인터넷 개인정보 도용 '조심'

입력 2006-03-20 08:30:39

인터넷 신용평가 정보사이트를 검색하던 포항공단 한 업체의 박모(49) 부장은 깜짝 놀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름조차 처음듣는 수십 개의 성인 사이트에 가입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10여 명의 동료들도 조회에 나섰고 대부분 한사람 당 10개 이상의 성인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이들 가운데 성인사이트에 직접 가입한 사실이 있는 사람은 2명에 지나지 않았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정보를 도용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10여 개 성인사이트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된 김모(39) 과장은 "조회로 확인한 사이트중 직접 회원으로 가입한 곳은 단 하나도 없다"면서 "어떤 경로로 가입이 됐는 지 확인할 수도 없어 찜찜하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의 여직원 정모(31) 씨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몇개의 성인 사이트에 가입된 것을 확인하고 주변의 친구와 동료 여직원들에게 확인을 권유했는 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인사이트에 몇개쯤 가입돼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모든 성인사이트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기본적인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일부 사이트의 경우 휴대전화 번호까지 기재토록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의 관련정보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이일웅(35) 씨는 "인터넷 보급초기에 많은 기업체나 교육기관 등에서 '성인사이트라도 자주 방문해 인터넷과 친해지는 것이 IT마인드 향상 비결'이라고 교육한 데다 이들사이트는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본인 몰래 가입된 경우가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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