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美국무 "나를 강하게 만든 것은 '인종 차별'"

입력 2006-03-17 10:27:11

호주를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어린 시절 겪었던 인종차별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그같은경험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여성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스 장관은 이날 시드니대학 음악대학 강당에서 3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한 강연에서 미국 남부에서 자랄 때 자신의 가족들이 인종차별의 모욕을 수없이 겪었다고 말했다. 라이스는 "우리 가족들은 식당에 갈 수도 없었고 호텔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면서 "나는 흑인과 백인 학생들이 다른 반에서 공부하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덴버로 이사할 때까지 백인 급우가 하나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라이스 장관은 당시는 인종차별주의를 기치로 내세운 3K단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교회를 공격하는 시절이었다며 "그때는 세계의 다른 지역은 그만두고라도 미국의민주주의를 믿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지만 살다보니 내가 자랐던 고장도 바뀌고 미국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오늘 흑인 국무장관으로서 여러분 앞에 섰다"며 "30-40년 전에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 자신의 자라던 시절과 오늘날 이라크 상황을 비교하려 할즈음 3명의 학생이 "당신의 손에 이라크인들의 피가 묻었으며 그 피는 결코 씻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를 질러 강연이 잠시 중단됐다. 그리고 강당 밖에서는 40여명의 반전 시위자들이 경찰과 충돌해 5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라이스 장관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강연을 계속했으며 45분동안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학생들의 매서운 질문 공세에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여유를 보였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매커리대 학생인 캐런은 경제개발협려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대외원조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이 국민총소득 중에서 더 많은 비율을 내놓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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