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4강 신화'…대구·경북도 '들썩'

입력 2006-03-17 09:42:52

16일(한국시간) 야구 본고장 미국 LA의 에인절스타디움 야구장 투수 마운드에 태극기가 꽂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이 야구 종주국 미국을 대파한데 이어 두 번 연속으로 일본을 꺾고 무패의 전적으로 4강에 오른 것.

지난 2002년 축구가 세계 4강에 들면서 국민들을 들뜨게 했다면 2006년 3월엔 야구가 한국 자존심을 세워줬다. 특히 대구출신 이승엽 선수가 연이은 홈런포로 지역민의 자부심을 높였고, 이날 일본전 마무리투수로 나선 프로야구단 삼성의 오승환 선수 역시 강속구로 일본타자들을 압도, 지역민들의 기쁨을 더해줬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한국야구가 선전하는 것처럼 올 한해 대구·경북도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랐다. 골수 야구팬이라는 자영업자 김영신(34·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집중력의 차이가 한국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고 흥분했다.

그는"이승엽, 오승환 등 삼성라이온즈 출신선수들이 잘 해줘 더 감격스러웠다"며 "침체된 경기상황으로 인해 울적해있는 대구경북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하루종일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는 공무원 이선기(47) 씨는 "연이은 대형사고에 침울해있는 대구시민들이 지역 출신 선수들이 선전하는 것을 보고 신바람을 낸다면 대구 경기도 술술 잘 풀리리라 믿는다."고 기원했다

김규원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팀의 선전이 지역과 한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김 교수는 "스포츠의 긍정적 기능 중 하나가 참여자 뿐 아니라 지켜보는 이들의 스트레스해소와 대리만족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한 것 같다"며 "특히 전 국민적 축제 분위기 조성에 지역 출신 선수들이 큰 역할을 함으로써 침체된 지역 분위기도 살리고 다른 지역과 어울리지 못하던 배타적 정서도 희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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