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중, 일본팬 4면에서 '포위'

입력 2006-03-16 14:32:31

16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은 당초 팽팽한 응원전이 되리라던 예상과 달리 한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수적 우세 속에 진행됐다.

일장기를 흔드는 일본팬이 1루측 내야 일부와 외야쪽에 약간 포진했을 뿐 한국팀 더그아웃이 위치한 1루 내야는 물론 일본측 3루 내야는 온통 파란색의 막대 풍선과 태극깃발을 든 한국 팬들로 물결을 이뤘다.

이들은 경기 전 양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애국가를 제창하며 단결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어 징과 꽹과리를 동원, 대~한민국', '오~필승 코리아'를 연호하는 함성이 구장 곳곳에서 메아리쳤다.

한국 관중들은 일본대표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이자 슈퍼스타인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타석에 나올 때마다 경기장을 떠나가도록 '우~'하는 함성을 내질러 일본팀의 기를 '팍팍' 죽였다.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한인회 관계자는 1만명 가까이 구장을 찾았던 지난 13일 멕시코전보다 더 많은 동포가 몰렸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교민 중에는 티셔츠 500벌을 제작, 무료로 배포하고 교민사회와 두터운 우의를 지닌 현지 베트남계 사업자로부터 태극기 2천장을 무료로 제공받는 등 열성을 다해 일본전 응원을 준비했다.

경기 전에는 이번 WBC 본선 들어 처음으로 훈련 시간 때 특별히 구장측에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귀에 익숙한 한국 음악이 흘러나오는 등 온통 한국색 일색이었다.

지난 5일 도쿄돔에서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뒤로 하고 '도쿄대첩'을 엮어낸 태극전사들은 이날 캘리포니아의 '한국땅'에서 색다른 조국애를 느꼈을 법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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