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단장 "WBC 열기 살려 야구전용구장 꼭 건립"

입력 2006-03-16 09:02:46

삼성라이온즈 김재하 단장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드러난 한국 야구대표팀의 실력에 팬들이 감탄하고 있습니다. 기량뿐만 아니라 경기장 시설 등 인프라 측면에서도 한국 야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도록 하겠습니다."

WBC에서 한국 야구가 131년 전통의 '종주국' 미국을 격침시키며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삼성 라이온즈가 16일 창립 24돌을 맞았다. 프로야구 출범 때 삼성에 몸 담은 후 7년째 전무로 구단 프런트를 이끌고 있는 삼성 김재하 단장을 경산볼파크에서 만났다. 이 시점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 단장은 WBC는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 부활을 위해 하늘이 준 기회라고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높였다.

"야구 발전을 위한 첫 번째 방안은 새 야구장(전용구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전용구장이 건설된다는 것 자체가 야구 붐을 조성하는 가장 획기적인 방안입니다. 더 이상 전용구장 건설이 구두선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WBC가 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습니다."

김 단장은 4월 8일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전후해 전용구장 건설에 대한 청사진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구시, 삼성 그룹이 전용구장 마련에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힘을 보태주면 전용구장 건설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전용구장 건설과 관련, KBO는 신상우 총재 취임 후 경기장 시설이 낙후한 대구, 대전, 광주 등의 새 야구장 건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삼성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설 방안을 마련하면 그룹 차원에서 건설비의 상당한 부분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대구시는 대구월드컵경기장 부근이나 대구시민운동장 등에 새 야구장을 짓는다는 계획 아래 민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김 단장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 기쁨과 활기를 주는 창구가 되도록 야구단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경제가 어렵더라도 야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고 지난해 실시한 '네임 데이' 등 다양한 지역밀착형 이벤트를 마련, 시·도민들의 마음만은 밝고 활기찰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김 단장은 WBC에서 미국 언론이 주목하는 월드 스타로 떠오른 삼성 출신의 이승엽을 염두에 둔 '스타 마케팅론'도 펼쳤다. 그는 전 국민이 이승엽의 홈런포에 열광하지만 그를 낳은 대구시민들이 느끼는 자부심은 남다를 것이라며 '제2의 이승엽'을 삼성이 다시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현재의 2군 시스템을 유소년 선수 육성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임을 내비췄다. 이를 위해 그는 삼성이 성적을 내기 위해 자유계약선수(FA)에 의존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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