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나도 어렸을 때 성룡이 되길 꿈꿨다"

입력 2006-03-15 08:14:20

권상우·김하늘 주연의 '청춘만화'(감독 이한, 제작 팝콘필름)가 첫선을 보였다.

'청춘만화'는 2003년 전국 550만 명 이상을 동원한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콤비인 두 남녀 배우가 3년 만에 다시 만났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13년 동안 친구로 지낸 이지환과 진달래가 발랄한 청춘을 보내다 쓰라린 사건을 만나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코믹하지만 진솔하게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14일 시사회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권상우는 "나도 지환이처럼 어렸을 때 성룡(成龍·청룽)이 되길 꿈꿨다. 가정환경 때문에 태권도 빨간띠에 늘 머물러 있었지만 텀블링을 하고, 싸움질을 잘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했다. 물론 그 때문에 지환이처럼 왕따가 되기도 했지만"이라며 지환과 자신의 공통점을 말했다.

홍보과정에서 코미디 영화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코믹함보다는 영화가 진행될 수록 감성을 진하게 잡아내는 것이 특징. 지환이 겪게 되는 불의의 사고가 전환점이 된다. 이 사건으로 웃음을 줬던 전반부와 달리 진지한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영화로 방향을 튼다.

이한 감독은 "청춘이라고 해서 늘 웃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분명 시련과 고통이 있기 때문에 이런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영화에 쓰인 소재는 실제 있었던 일.

"친구이자 동료인 김영준 감독이 '비천무'를 촬영할 때 벌어진 일을 말해줘 이를 소재로 삼았다. 액션 배우를 꿈꾼 지환에게 자칫 인생을 포기할 만한 일이 닥치지만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소중한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설명(개봉 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제작진은 그 사건이 무엇인지 밝히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김하늘은 이 같은 설정에 대해 "바로 그 사건 때문에 기존 멜로 영화와는 다르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이 좋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사고를 겪는 당사자인 지환 역의 권상우는 "한국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이 이런 일을 당한 건 처음인 것 같아 선택했다"고 농담을 던진 후 "실제 내가 그 상황이 됐다면 더 큰 실의에 빠졌을 것 같다. 그러나 이후 지환과 달래의 모습을 보며 관객이 큰 힘을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상우는 "우리 두 사람한테는 최고의 흥행작이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작품이다. 다만 '청춘만화'는 좀 더 넓은 그릇이라고나 할까. 시나리오대로만 연기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때보다 성숙한 영화가 나올 것이라 믿었다"고 답했다.

김하늘 역시 "'동갑내기…'와는 다른 작품이다. 그저 코믹한 영화가 아니다. 즐겁게 촬영했으니 관객에게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을 이었다.

3년 만에 서로 만난 상대배우에 대한 평을 물었다.

김하늘은 권상우에 대해 "그때나 지금이나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건 똑같다"며 웃음을 터뜨린 뒤 "그때에 비해 멜로의 감성이 더욱 풍부해진 것 같다. 오늘 영화를 보니 달래를 바라볼 때의 눈빛에서 좋아하는 사람의 감정이 실려 있는 게 전해져왔다"고 평했다.

영화의 액션 신 중 90% 가량을 직접 소화해낸 권상우는 김하늘을 두고 "여전히 성숙한 느낌이 드는 배우이며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여배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배우의 매끈한 호흡을 감상할 수 있는 '청춘만화'는 23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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