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위력은 국민을 하나로 묶는 데 있다. 그래서 스포츠 강국은 곧 경제 문화 강국으로 이어진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위력은 승리의 대목에서 더욱 빛난다. 특히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하는 국가 간 경기에서의 승리는 국민의 자긍심을 한껏 높인다. 그 과정이 험난할수록 감동과 기쁨은 갑절로 커진다. 그러나 승리를 향해 달려 온 스포츠 영웅들의 여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정점에 도달하는 선수보다 고난의 과정에서 좌절하는 이가 훨씬 많다. 재능의 모자람 못잖게 멀고 먼 여정의 곳곳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좌절을 안긴다. 그래서 스포츠 선수에게 인내는 강조된다. 무엇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게 하기도 한다. 미국 피겨 스케이팅 영웅 페기 플레밍의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스포츠를 해서는 안 되며 스포츠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은 음미할 만하다.
○…일본 열도가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피겨스케이팅의 차세대 요정 아사다 마오가 우리 김연아 선수에게 정상의 자리를 뺏겼기 때문이다. 2006 국제빙상연맹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따돌리고 우승했다는 소식은 일본 국민에게 충격을 준 대신 우리의 마음을 열광케 했다. 피겨는 일본의 동계올림픽 주종목이다. 아사다 마오는 일본 사람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운동선수'로도 뽑힌 차세대 영웅이다.
○…김연아의 재능은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타고난 유연성과 순발력'점프력이 최고 수준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3년 전 국내 시니어대회에서는 국가대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보다 오늘의 김연아를 있게 한 동력은 피나는 노력이었다. 기술을 습득하는 재능도 뛰어났지만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했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스승이자 후견인인 어머니의 지극 정성도 한몫을 했다.
○…지난 토리노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우리는 한 명의 선수도 내보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날아 온 김연아의 승보는 우리에게도 충격이다. 우리 피겨 역사는 100년도 안 된다. 세계의 벽은 높다. 오늘의 단비가 불모지를 촉촉이 적시기 위해선 아직은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서영관 논설위원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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