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적수가 없다'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가 또 한번 한국 피겨스케이팅 100년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우면서 세계 주니어 1인자임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10일(한국시간) 오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펼쳐진 200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116.86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60점85점)을 포함, 총점 177.54점으로 감격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김연아는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에도 지난 대회 챔피언인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무려 24.19점차로 누르고 우승고지에 올라 지난 대회 준우승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무엇보다 이날 우승으로 김연아는 세계 주니어무대를 평정함과 동시에 시니어 무대에 나서도 뒤지지 않을 실력을 가졌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많은 시련을 겪었다. 발에 맞지 않은 스케이트화 때문에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이 겹치면서 충분한 연습량을 채우지 못해 고전했다.
이로 인해 김세열 코치는 부상을 고려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대신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펼쳤던 기술 위주로 깔끔하고 깨끗한 연기를 펼치겠다는 작전을 세웠다.
8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트리플 루츠(3회전)과 더블 악셀(2회전반)은 물론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면서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인 60.86점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경쟁자인 아사다는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악셀-더블 루프 콤비네이션을 시도했지만 트리플 악셀을 성공한 뒤 연이은 더블루프는 1회전만 인정돼 큰 감점을 당하고 말았다.
결국 쇼트프로그램에서 4.76점차로 뒤진 아사다는 큰 부담감을 떠안고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첫번째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다 타이밍을 놓쳐 싱글 악셀만 소화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마침내 심판들은 김연아에게 기술점수 64.85점과 프로그램 구성점수 51.83점을 합쳐 프리스케이팅에서만 116.68점의 최고점을 주면서 김연아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우승을 지켜본 빙상연맹 관계자들은 김연아가 현재 완성 중인 트리플 악셀만 제대로 구사하면 올 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나서도 상위권에 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7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는 이내 '피겨신동'으로 불리며 중.고교 선배들을 제치고 국내대회 우승을 독차지한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피겨 선수로는 타고난 161㎝의 키에 40㎏의 신체조건에 점프력과 표현력이 뛰어난 김연아는 점프기술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따라올 선수가 없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4년 세계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린 김연아는 1년 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준우승과 주니어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무대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재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연아에게 남은 과제는 트리플 악셀(3회전반)과 쿼드러플(4회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구사하는 '비장의 무기'를 갖추는 것.
지난해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몸에 와이어를 묶고 힘겹게 트리플 악셀을 연마했던 김연아지만 아직 완성도를 높이지 못해 실전에 쓰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니어 무대 데뷔를 앞두고 반드시 비기(秘技)를 완성해야하는 숙제도 남겼다.
이와 더불어 빙상연맹 역시 김연아를 위해 전담 외국인 코치를 물색하는 등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려는 준비작업에 착수한 만큼 김연아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도 더 이상 먼 얘기만은 아닐 듯 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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