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남편 사살한 호주 여성에 무죄 평결

입력 2006-03-04 09:01:37

자신을 학대하는 남편을 총으로 쏘아 죽인 호주 여성에게 무죄평결이 내려졌다.

호주 신문들에 따르면 3일 호주 빅토리아주 최고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위장을 하고 집 근처에 90분 동안이나 매복해 있다 귀가하는 남편을 망원렌즈가 달린 총으로 쏘아죽인 전직 교사 클레어 마거릿 맥도널드(40)에게 무죄평결을 내렸다.

다섯 자녀의 어머니인 맥도널드는 지난 2004년 9월 30일 결혼생활 17년 동안 자신을 학대해온 남편 워런 존 맥도널드(40)를 살해한 혐의로 검찰 측에 의해 기소됐었다.

이날 재판에서 레이 엘스턴 검사는 맥도널드가 멜버른 북동부 90km 지점 아체론이라는 조그만 시골 마을에 있는 자택 부근에서 90분 동안이나 매복해 했다 머리와 가슴 등에 6발이나 총을 쏘는 냉혹한 방법으로 남편을 살해했다며 살인죄 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제임스 몽고메리 변호사는 맥도널드가 남편을 살해한 것은 인정하지만 '헌신적인 어머니'인 그녀가 남편을 살해하게 된 것은 계속되는 남편의 학대 때문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검찰 측이 유죄를 주장하려면 남편에게서 학대를 받아온 맥도널드가 자위를 위해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할 것이라며 그러나 남편은 가족들을 공포와 협박으로 지배하면서 부인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성적으로 끊임없이 학대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살해되기 전날 밤에도 남편은 아내에게 감자를 잘못 보관했다는 이유 하나로 욕설을 퍼붓고 때리고 강간을 했다면서 남편은 심지어 아내가 화장을 하거나 미장원에 가는 것도 막는 등 노예처럼 대해왔다고 말했다.

맥도널드는 이날 무죄평결이 내려지자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짤막하게 말했고 지지자들은 법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