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25'여'사진)씨는 기자와의 인터뷰 전날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반에 대한 편견이 심해 혹 인터뷰로 인해 또 다른 오해를 받을까봐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일반 여성과 다른 점이 별로 없어요. 친구 만나면 영화보고 수다 떨고…." 그녀는 단지 성 정체성만이 다를 뿐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씨가 동성애를 처음 느끼기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단짝친구를 짝사랑하면서부터다. "혹시 친구 사이가 멀어질까봐 겁이 나서 수년 동안 마음에 두고 있었죠. 그래도 당시만 해도 제가 이반이라는 사실에 긴가민가했어요."
처음 느끼는 남 다른 감정이었기에 덮어두려고 했던 이씨는 대학교 들어서면서 또 한 번의 가슴앓이를 한다. 그녀는 "2학년 때 같은 과 친구를 좋아하게 되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이반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고민 고민 끝에 2003년 말쯤 술 마시는 자리에서 친한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했죠. 차마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아직 말을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역시나 친구들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친구들이 충격을 받았는지 그 이후부터 거리감을 두었다. 갑자기 남자 이야기를 하다가도 이씨만 나타나면 분위기가 썰렁해지기 일쑤였다.
"어떤 친구는 혐오스럽다는 말을 하며 나를 계속 피하더라고요. 친구들과 예전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한때는 남들처럼 이성과 만나 평범해지려고도 애를 써봤다. 그녀는 "대학교 1학년 때 미팅으로 만난 남자를 6개월 정도 사귀었지만 도저히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감정을 계속 억누르지 못했던 이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2차례 동성(同性)을 사귀기도 했다.
"한때는 동성애를 느끼는 제가 두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연예가 일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잖아요. 저는 여태껏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앞으로가 걱정이예요. 부모님에게 밝히기가 무척 겁이 나기도 하고요." 요즘은 온라인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는 그녀는 "우리도 똑같은 사람"이라며 끝맺었다. (2006년 3월 2일자 라이프매일)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박순국편집위원 toky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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