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협상 결렬…파업 장기화 불가피

입력 2006-03-02 11:45:44

철도노조 파업 이틀째를 맞은 2일 노사간 밤샘 협상이 결렬되자 경찰은 조만간 영주시 가흥동 국민체육센터 등 전국 5개 노조원 농성장에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진입 작전을 진두 지휘하기 위해 윤시영 경북경찰청장은 2일 오전 10시 헬기편으로 영주에 도착했다. 노조는 경찰의 지도부 체포 및 농성장 진입에 대비,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산개(散開)투쟁으로 전환, 농성장에서 해산했다. 노조측 관계자는 "강경투쟁을 벌이기 위해 산개투쟁을 선언했다"며 "앞으로 조합원들은 노조지부별로 흩어져 근무지나 특정지역에서 투쟁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파업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농성이 해산된 상태에서 개별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를 막을 방법이 없어 상당수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참 기관사 등을 중심으로 "파업 명분이 없다"는 등의 의견이 나오면서업무 복귀 의사를 사측에 이미 밝힌 노조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투입 결정

정부는 더 이상 교통·물류대란을 야기하는 철도노조 파업을 방치할 경우 국민 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한다고 판단, 강제 해산을 결정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아직 구체적인 시각을 확정하지는 못했으나 조만간 공권력 투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 최고의 현안에 대해 작전을 미리 노출시킬 수 없으므로 공권력 투입은 (사전 통보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지금 당장이라도 결정이 내려지면 5분 이내에 일제히 경찰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해 강제해산 작전이 이미 수립돼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오늘 저녁 공권력 투입이 이뤄질 수도 있는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는 2일 오전 10시30분 전 조합원들에게 산개투쟁지침을 하달, 조합원들이 흩어졌다. 부산으로 갔던 대구지역 철도 노조원들도 이날 오전 속속 돌아오고 있다.

◇교섭결렬

철도공사 노사는 2일 새벽까지 이어진 교섭에서도 이견 조정에 실패했다. 교섭 결렬 직후 공사측은 "당분간 교섭이 없다"며 파업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2일 아침 통근열차 상당수가 결행됐고, 이날 오전 동대구역을 출발하는 모든 KTX 열차는 매진사태를 기록, 수천 명의 여행객들이 열차편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철도공사 노사는 1일 오후 9시 15분쯤부터 2일 새벽까지 철도공사 서울사옥에서 밤샘 협상을 벌였지만 핵심쟁점 합의에 끝내 실패했다.

양 측은 △해고자 복직문제 △KTX 여승무원 문제 △인력증원 등 핵심쟁점 사항에 대한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양 측은 2일 새벽 5시 30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철도공사는 노조와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추가적인 대체·복귀인력을 투입, 임시열차를 증편하는 등 파업장기화 대비에 들어갔다.

공사 측은 "일부 노조 요구사항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교섭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철도공사 측이 협상을 통해 조속한 해결에 나서기보다는 파업의 장기화를 방치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선복귀, 후교섭'을 계속 고집한다면 (노조는) 파업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수송률 감소로 시민불편 가중

철도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2일 대구·경북지역 각 역을 통과하는 여객열차편은 정상 운행의 30%에 머물렀고, 화물열차편은 이보다 더 낮아 20%대에 그쳤다.

건설교통부 집계 결과 전체 조합원 2만5천510명 가운데 54.1%인 1만3천809명이 파업에 참여해 전체 열차 운행횟수가 종전 1천733회에서 740회로 줄어 평상시 대비 43%의 운행률을 보였다. 화물열차도 평상시의 16% 수준인 41회에 그쳐 화물수송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 동대구역을 출발하는 포항행 대구선 통근열차는 1편밖에 운행되지 못해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했고, 모든 열차의 매진사태로 인해 역마다 헛걸음하는 시민들이 속출했다.

◇영업손실

철도공사 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전국적으로 하루 4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하루 평균 60억 원 가량의 영업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30%정도의 운행률밖에 기록하지 못해 막대한 손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영주.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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