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수시 2학기 수리논술 문제는 최근 교육부 논술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때문에 2007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에서부터는 이와 조금은 다른 형태의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떻게든 실력 있는 수험생을 뽑으려 애쓰는 대학들의 입장을 감안하면 2007학년도 대학별 고사 역시 교육부의 가이드라인과 경계선 상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는 약간의 형태 차이만 있을 뿐 대학들이 평가하려는 기본적인 능력이나 실력은 달라질 게 없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다. 기출문제 점검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고려대 수리논술 문제는 단편적인 수능 수리영역 준비나 내신 공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러나 교과 과정을 깊이 있게 공부하였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음직한 문제들이 많았다.(인문계열 1번과 2번, 자연계열 2번) 아울러 인문계열 4번, 자연계열 3번의 경우 그래프가 수능에서 출제된 문제와 거의 비슷했다. 전체적인 출제 경향을 볼 때, 거시적 이론이나 방법론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고 수학적 내용이 선명한 개별적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시 1학기 수리논술 문제와의 차이
수시 1학기 문제 중에는 교육부 지침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던 복소수 문제와 지수함수, 삼각함수 문제 등이 있었으나 이번 수시 2학기에는 그런 유형의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다. 대신 문제풀이 과정에서 논리적 적합성을 다루는 문제(인문계 1번과 2번, 자연계 2번)가 다수 출제되었다. 복잡한 현실상황에서 수리적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자연계 4번), 도함수의 그래프를 제시하고 원시함수에 대해 묻는 문제(자연계 3번)는 수시 1학기에 이어 연속 출제되었다. 문제의 개수는 5개에서 4개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논술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 인문계열 수리논술 문제 분석
1번 문제는 잘못된 귀납적 추리를 바로잡는 문제이다. 귀납적 추리는 수학 교과과정에서 배우지는 않지만 수능에 자주 출제되는 유형의 문제라 익숙했을 것이다. 또한 귀납적 추리는 언어영역의 학습과정에서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개념으로 접근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다만 수학적 귀납법을 사용해야 하지만 제시문이 수식이 아니라 논리로 연결되는 추론이라 다소 생소했을 수는 있겠다.
3번 문제는 한 종류의 도형으로 평면을 빈틈없이 메우는 문제여서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문제는 결론을 얻었더라도 그것을 확증할 만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 교과과정에서는 이런 도형 문제를 초등학교에서 다루지만 간단한 평행사변형으로 평면을 덮어 보는 정도에 그친다. 따라서 중·고등학교에서 관련 분야를 전혀 배우지 않았으므로 꽤나 난해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4번은 함수의 합성 문제로 다소 어렵다. 문제에서 제시한 사례가 가장 간단한 경우인데,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더 어려웠을 터이다. 반사 횟수가 늘어나면 1번 합성을 할 때마다 대단히 복잡해지므로 적응하기 쉽지 않다. 더구나 여기서 수열을 발견하고 그 수열을 이용해 무한급수를 작성하라는 제시문 때문에 더욱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 예상된다.
▶ 자연계열 수리논술 문제 분석
1번 문제는 쌍곡선의 정의를 이용하는 문제이다. 배의 위치가 쌍곡선 위에 있다는 사실까지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능한 배의 위치에 대해 물었으므로 주어진 정보에서 배의 위치를 최대한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야 한다. 따라서 1회 측정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 연속적인 측정에 의해 근사한 위치를 찾아내는 방법을 제시하여야 한다.
2번은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관계를 이중 또는 연속적으로 적용하여 최소값을 구할 때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제시하고 그것을 바로잡는 문제이다. 어떤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정확하게 지적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3번은 도함수와 그 원시함수의 관계를 현실에서 적용해보는 문제이다.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수능 수리영역에서 접할 수 있었으므로, 증감표만 제대로 작성하면 어렵지 않은 문제이다. 다만, 최대수심을 제시해주지 않아 수심을 어떻게 나타내야 하는가 하는 점이 난감했을 수는 있겠다.
4번 문제는 결론을 쉽게 내릴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단순한 논리로 명쾌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구조 방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구조 대장은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하므로 구조 여부를 판단하는 데서 나아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여야 한다. 바로 그것이 구조 대장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 고대 수리논술을 준비하며
고대 수리논술 문제는 '수리적 사고 과정'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고 또한 이를 잘 논술하여야 득점할 수 있는 문제이다. 여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첫째, 교과 내용을 깊이 있게 학습해야 한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이론을 거의 그대로 적용하는 단순한 문제에서 깊이 있는 문제까지 충분히 연습할 필요가 있다. 둘째, 문제가 제시한 복잡한 상황을 수리적으로 재구성해 풀이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문제가 길면 싫어한다. 그러나 고대 수리논술에는 실생활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가 반드시 출제되므로 이에 대한 훈련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사고 과정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특히 여러 단계와 과정을 복합적으로 연결하여 서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언어논술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논리적 문장력을 갖춘 위에 수리적 상황을 분석, 해결하는 과정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논술 연습이 필요하다.
[문제2]
최근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정보를 암호화하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그 한가지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암호화 방법을 생각해보자. 우선 한글의 자음과 모음에 아래와 같이 번호를 부여한다.
암호화하려는 단어를 풀어쓰기 한 후 각 자음과 모음을 부여된 숫자로 바꾼다. 만약 숫자의 개수가 짝수이면 그대로 두고 홀수이면 맨 마지막에 0을 첨가하여 개수가 짝수가 되도록 만든다. 이를 순서대로 두 개씩 묶은 1행 2열 행렬들을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암호화한다.
'고려'라는 단어는 (1 -5), (4 4)로 표현되는데 이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2 3), (-1 2)로 암호화된다. 이때, 어떤 단어를 암호화한 (0 3), (-9 3), (-1 8)을 갑과 을에게 보냈더니 갑은 암호를 해독했다는, 을은 해독하지 못하겠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아래의 조건들이 만족된다는 가정 하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판단하여 설명하시오.
조건1: 갑과 을은 모두 주어진 암호화 알고리즘은 알지만 행렬 A와 B가 무엇인지는 누구에게서도 전달받지 않았다.
조건2: 갑과 을은 '고려'를 암호화한 것이 (2 3), (-1 2)임을 알고 있다.
조건3: 갑과 을은 아래 알고리즘을 나름대로 정확히 적용하였다.
[문제2 풀이]
△ 갑의 방법
'고려'라는 암호에서 다음 식을 얻는다.
(1 -5)A+B=(2 3) ……①
(4 -4)A+B=(-1 2) ……②
①-②를 하면
(-3 -1)A=(3 1) 이므로 A=-E 라 할 수 있다.
이를 ① 에 대입하면
(-1 5)+B=(2 3) 이므로
B=(3 -2)
위에서 구한 A, B를 이용하여 암호를 풀면 다음과 같다.
i) XA+B=(0 3) 이라 하면
-X+(3 2)=(0 3) ∴X=(3 -2)-(0 3)=(3 -5)
ii) YA+B=(-9 3) 이라 하면
-Y+(3 -2)=(-9 3) ∴Y=(3 -2)-(-9 3)=(12 -5)
iii) ZA+B=(-1 8) 이라 하면
-Z+(3 -2)=(-1 8) ∴Z=(3 -2)-(-1 8)=(4 -10)
이상에서 보내온 암호는 "도토리"로 해독된다.
△ 을의 방법
A를 1×2 행렬의 뒤에서 곱하면 1×2 행렬을 얻으므로 A는 2×2 행렬이다. 또, B는 1×2 행렬이다.
라 하면 암호 "고려"에서 다음 식을 얻는다.
이 연립방정식은 미지수가 6개이지만, 얻을 수 있는 미지수들의 등식은 4개이므로 기본적으로 풀 수 없다. 하지만 보내온 암호가 특수한 수 배열일 경우에는 풀릴 수도 있으므로 미지수 사이의 관계식을 구하여 계산해보자.
①-② 하면
이를 이용하여 암호를 풀어보자.
(x y)의 암호가 (0 3)이라 하면
i) a=3b 이면 x, y를 구할 수 없다.
ii) a≠3b 일 때,
따라서 x, y 를 구할 수 없다.
하나의 암호를 해독하지 못했으므로 전체 암호도 해독할 수 없다.
[문제2]
아래 그림과 같이 두 개의 직사각형을 각각의 한 모서리에서 서로 붙였다. 그리고 각 직사각형에서 이 모서리와 만나지 않는 두 변의 연장선을 그린 후, 그림과 같이 큰 직사각형을 만들었다.
처음 두 직사각형의 넓이가 1m2 과 4m2 으로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큰 직사각형의 넓이의 최소값을 구하는 문제를 다음과 같이 풀었다. 이 풀이의 타당성을 판단하고 문제점이 있으면 그것을 지적하고 올바르게 설명하시오.
△ 풀이
넓이가 1m2 과 4m2 인 두 직사각형의 가로의 길이를 각각 와 라 하자. 그러면 세로의 길이는 각각 과 이다. 이때 큰 직사각형의 가로의 길이는 이고, 이 길이는 "산술평균이 기하평균보다 항상 크거나 같다." 라는 정리를 사용하면 보다 크거나 같게 된다. 같은 방법으로 세로의 길이는 이므로 보다 크거나 같다. 따라서 큰 직사각형의 넓이는 보다 크거나 같다. 그러므로 큰 직사각형의 넓이의 최소값은 8이다.
[문제2 풀이]
문제의 풀이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은 최종 결론 부분이다. 와 가 성립하므로, 두 식의 양변을 곱하여 얻은 부등식도 옳다. 따라서, 이 성립한다.그러나 8이 최소값이 되려면, 등호가 성립하는 , 가 존재하여야 한다. 따라서 와 가 동시에 성립하는 , 가 존재하여야 한다. 두 경우의 , 의 관계는 와 이다. 그런데 이를 동시에 만족하는 양수 , 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올바로 해결하려면 , 의 등호성립조건이 하나뿐인 방법을 쓰면 된다.에서 등호는 일 때, 곧 일 때 성립한다. 따라서 문제에서 구하는 최소값은 9이다.
(송원&이슈 논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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