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장사가 창피해 친구를 외면하는 그녀(붕어빵 속에는 희망이 들어있다), 불기도 없는 싸늘한 지하방에서 라면이 먹고 싶다고 훌쩍이는 두 아이를 안고 눈물짓는 엄마(희망라면 세 봉지), 오해 때문에 절친한 친구를 잃어버리고 뒤늦게 후회하는 그녀(삼 만원짜리 친구), 식물인간이 된 남편의 병상에서 부르는 애틋한 사부곡(가지 못한 길)....
'낙타'라는 시로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너의 이름은 희망이다'란 소설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자 작가인 김옥숙(38)씨가 마흔다섯 가지의 세상살이 풍경을 '희망라면 세봉지'(도서출판 휴먼하우스)라는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사소한 일상의 조각들을 통해 우리네 삶의 진솔함을 담아내며 세상살이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가슴 저미는 애달픈 첫사랑, 가족과 연인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 고부간의 갈등, 아이를 키우는 일의 지난함, 실업자가 된 가장의 비애, 어느 노동자의 지순한 사랑, 가난으로 벼랑 끝에 선 일가족의 풍경....
이 책에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후회하고 용서하는 그래서 희망인 삶의 풍경들이 책갈피마다 잔잔하게 스며있다. 지금은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 사랑하면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스며있다.
"시든 소설이든 자기 경험이나 실제의 삶에서 소재를 찾아야만 강한 설득력을 지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가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삶의 현장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녀는 도시 변두리의 작은 텃밭에서 벌레가 잔뜩 뜯어먹은 채소를 키우며 시와 소설을 쓰고 있다.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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