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장학회 심폐소생술 지침 새로 마련
2000년 이후 5년 만에 심폐소생술 지침이 개정됐다. 최근 미국 심장학회가 새로 마련한 심폐소생술 지침은 기본소생술을 단순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전에는 나이에 따라 인공호흡과 흉부압박 비율을 달리 실시하도록 규정했으나 새 지침은 신생아를 제외한 모든 구급환자들(유아, 소아, 성인)에게 2분 동안 인공호흡 2회, 흉부압박 30회를 5번 반복하도록 통일시켰다. 흉부압박을 많이 하는 것이 심폐 소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고 일반인들이 쉽게 기억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흉부압박은 분당 100회 속도로 빠르게 흉강의 2분의 1에서 3분의 1정도가 눌려지도록 세게 실시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심박출 양은 정상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정도에 불과하다. 심장이 멎은 상태에서 구조자에 의한 흉부압박이 유일한 심박출 방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한 세게 그리고 빠르게, 멈춤 없이 시행해야 한다. 흉부압박 시 흉강이 제 모양으로 돌아오도록 충분히 힘을 빼주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의 젖꼭지를 잇는 가상의 선과 흉골이 만나는 곳에 손을 대고 충분히 눌러준 뒤 힘을 빼주어야 흉강이 눌렸다가 제 모양으로 돌아와 심장으로 피가 많이 들어오고 다음 압박 시 많이 박출되기 때문이다.
인공호흡도 이전에는 1, 2초 정도 시행하도록 했으나 바뀐 심폐소생술 지침에서는 1초 정도만 인공호흡을 하도록 했다. 인공호흡 시간이 길어질 경우 흉부압박에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회의 인공호흡 시 양쪽 가슴이 충분히 팽창되는 것을 구조자가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만일 인공호흡 첫 시도에서 가슴이 팽창되는 않는다면 다시 기도확보를 하고 2회 실시해야 한다.
119구급대에서 운용하고 있는 자동 제세동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흉부압박 30회가 끝난 뒤 이른 시간 내에 1회의 전기충격만 가한 후 즉시 흉부압박을 재개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3회까지 전기충격이 추천되었으나 연구결과 2, 3회째 전기충격 효과가 크지 않고 흉부압박을 빠르게 재개하는 것이 환자 소생에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새로 마련된 심폐소생술 지침에 의거하여 기본소생술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성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경우 먼저 환자의 어깨를 톡톡 가볍게 치면서 괜찮은가 정도의 말을 건네 본다. 반응이 없고 움직임이 없다면 즉시 119에 연락한 뒤 119구급대가 올때까지 두부후굴 하악거상법(머리기울임-턱들어올리기법)으로 기도를 확보한다. 기도를 확보한 상태에서는 환자의 가슴과 배를 보고 숨소리를 들은 뒤 10초 안에 호흡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상적인 호흡이 아니라고 판단되거나 호흡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없을 경우 즉시 2회의 인공호흡과 흉부압박 30회를 실시한다. 이후 인공호흡 2회, 흉부압박 30회 비율로 2분 동안 5번 반복한 뒤 다시 움직임이나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고 반응이 없으면 다시 인공호흡 2회, 흉부압박 30회 5번 반복을 2분간 실시한다.
만일 기도확보나 인공호흡을 할 줄 모르거나 하기가 꺼려진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고 흉부압박이라도 계속 시행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119를 기다리는 것보다 환자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 성인의 경우 심장 정지는 심실세동(심실의 각 부분이 무질서하게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아 피 속에 산소가 어느 정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면 8세 이하 어린이는 호흡부전으로 인한 심장 정지가 훨씬 많으므로 119에 연락하기 전에 인공호흡을 포함한 기본소생술을 2분간 실시해야 한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통계를 보면 연 1천 명당 0.55명에서 심장 정지가 발생하며 80% 이상이 가정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정에서 갑자기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신속히 119에 신고한 뒤 기본소생술을 실시하여 귀중한 생명을 살리도록 개정된 심폐소생술을 익혀 두도록 하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 이경원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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