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시리아에 2-1 힘겨운 승리

입력 2006-02-23 08:03:45

아드보카트호가 '중동의 복병' 시리아를 힘겹게 제압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2일 밤(이하 한국시간) 시리아 알레포의 알 함다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B조 예선 1차전에서 전반 5분 김두현의 선제골, 후반 5분 이천수의 결승골로 알 카티브가 후반 4분 1골을 뽑은 시리아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 시리아와 역대 전적에서 2승1패로 우위를 점했고 1984년 아시안컵 본선에서 당한 0-1 패배를 22년 만에 설욕했다.

아드보카트호는 출범 이후 공식 경기에서 7승2무3패를 기록했고 해외전훈 평가전을 포함한 올해 전적은 5승1무3패(미국과 비공개 평가전 제외)가 됐다.

예선 첫 승을 챙겼지만 내내 불안했던 한판이었다.

전반에는 압박과 측면 돌파로 주도권을 틀어쥐며 안정감있게 리드를 지켰지만 후반 초반 역습 한방에 동점골을 내줬고 이천수가 곧 결승골을 뽑아낸 뒤에도 거친 시리아의 공세에 번번이 위기를 맞아 흔들리는 모습이 노출됐다.

지난 16일 멕시코와 평가전 때와 마찬가지로 스리톱(3-top)에 정경호, 이동국, 이천수, 미드필더진에 김두현, 김남일, 이호, 포백(4-back)에 김동진, 김진규, 최진철, 조원희를 포진시켜 4-3-3 포메이션을 가동한 아드보카트호는 초반 전면 압박과 좌우 측면을 흔드는 돌파로 흐름을 탔다.

전반 5분 만에 터진 선제골은 왼쪽 측면을 돌파한 정경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정경호가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볼은 중앙에서 발리슛을 시도한 이동국을 스치 듯 지나쳐 오른쪽으로 흘렀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도사리고 있던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은 침착하게 볼을 트래핑한 뒤 오른발 강슛을 네트에 꽂았다.

볼이 낮게 깔리며 네트 왼쪽 구석을 출렁여 시리아 골키퍼 알 아자르도 꼼짝할 수 없었다.

한국은 시리아의 역공을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적절히 차단한 뒤 추가골 기회를 노렸다.

전반 19분과 23분 정경호, 김동진의 크로스로 골문을 위협한 뒤 34분 김남일이 인터셉트로 왼쪽을 열어주자 정경호가 가운데로 올렸고 이동국이 전매특허인 원바운드 발리슛을 때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7분에는 정경호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천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슛을 날렸으나 옆 그물만 흔들렸다.

전반 단 한 번도 위기를 맞지 않았던 아드보카트호는 후반 초반 불안감을 드러냈고 바로 동점골을 내줬다. 누누이 지적돼온 수비 뒷공간이 열렸고 상대 공세에 커버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분위기를 끌어올린 시리아는 후반 4분 중앙에서 찔러준 패스에 아드보카트호의 포백 뒷공간이 열리자 스트라이커 알 카티브가 쏜살같이 파고들었고 이운재와 1대1로 맞선 뒤 발끝으로 볼을 차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불의의 일격을 얻어맞은 아드보카트호를 위기에서 구한 주인공은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후반 5분 윙백 김동진이 왼쪽에서 길게 크로스를 올리자 바운드를 맞춘 뒤 통렬한 오른발 아웃사이드 논스톱슛을 꽂았다. 볼은 예리한 커브를 그리며 왼쪽 골포스트 안쪽으로 세차게 파고들어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8분 정경호 대신 박주영을 투입한 아드보카트호는 계속 위기를 맞았다.

후반 18분 알 라시드에게 문전 정면 공간을 허용해 슈팅까지 내줬으나 이운재가 감각적인 선방으로 실점을 막았다. 후반 33분 옆 그물을 때린 알 카티브의 슈팅에 가슴을 쓸어내렸고 37분 또 1대1 찬스를 내줄뻔한 상황을 이운재가 차단했지만 아찔한 장면이었다. 종료 직전에도 이운재의 선방이 없었다면 동점골을 내줄 뻔 했다.

한국은 후반 16분 박주영의 논스톱 슛이 빗맞았고 후반 39분 헤딩슛이 시리아 골키퍼 선방에 막혀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중반부터 수세에 몰리자 김남일을 중앙 수비수 위치까지 끌어내려 수비벽을 두텁게 쌓았고 후반 41분에는 미드필더 김두현 대신 수비수 김상식을 투입해 3-4-3 포메이션으로 바꿔 상대 공세를 막았다.

태극전사들은 시리아의 거친 플레이에 이천수, 김두현 등이 연달아 쓰러졌고 김남일, 이동국, 이호, 최진철이 경고를 받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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