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 대구공항 中 민항기 사고 "관제소 통제 무시 충돌"

입력 2006-02-22 09:46:04

날개 부분 찢겨…승객 7시간 발 묶여

21일 낮 12시 56분쯤 대구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 중이던 중국 푸동행 중국 동방항공 소속 민항기의 왼쪽 날개가 활주로 옆 정밀접근레이더(PAR)시설 지붕에 부딪혔다.

이 사고로 항공기 왼쪽 날개 끝부분(Wing Tip)이 일부 파손, 이륙이 취소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항공기에는 한국인 승객 143명과 외국인 12명, 승무원 8명과 기장 2명 등 16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고가 난 레이더 시설은 기상악화시 항공기의 이·착륙을 유도하는 시설이며 이날 사고로 콘크리트 재질의 지붕 일부가 파손됐지만 레이더 시설 작동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공항을 관리하는 공군 측은 밝혔다.이날 다른 항공기의 이·착륙은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부산지방항공청 대구공항출장소 관계자는 "이륙을 위해 계류장에서 활주로로 이동하던 항공기에 황색 활주로 유도선을 따라 이동할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더욱이 공군 관제사가 수차례 경고 방송까지 했는데도 기장이 이를 따르지 않아 결국 사고로 이어지고 말았다"고 했다.

사고가 난 활주로는 대구공항 활주로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 확장한 구간으로 지난 18일부터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고 직후 일부 한국인 승객들이 "기장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라"며 거칠게 항의해 음주 측정을 실시했지만 기장이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난 항공기 탑승객 대부분은 이날 오후 6시 30분 대체 항공편을 이용, 푸동으로 떠났다. 한편 건설교통부와 공군·경찰 등은 사고 항공기 기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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