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손님은 왕이다

입력 2006-02-22 08:40:57

성지루, 명계남, 성현아 등 중요 조연급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손님은 왕이다'가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익숙지 않은 느와르 장르와 독특한 분위기의 세트로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변두리 한적한 이발관에서 이발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발사 안창진(성지루)에게 어느 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너의 더럽고 추악한 비밀을 알고 있다"며 이발사를 찾아온 정체불명의 남자 김양길(명계남)은 면도를 핑계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이발관에 들러 매번 정확히 두 배씩 돈을 뜯어간다. 그 남자 때문에 창진은 사채까지 얻어 쓰기 시작했고 그의 평화로운 일상은 무너지고 만다.

게다가 양길은 아름다운 그의 아내(성현아)까지 넘보기 시작하면서 창진은 더욱더 속이 탄다. 그의 아내는 변두리 이발사의 아내로 살아가기엔 가지고 싶은 것도, 숨기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 미스터리한 인물. 일을 핑계로 밖으로만 나도는 아내지만 창진에겐 더없이 믿음직하고 아름다운 아내다.

이런 아내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이자 창진은 양길의 정체를 캐기로 하고 해결사(이선균)에게 양길의 뒷조사를 부탁한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해결사는 오히려 창진의 뒤통수를 노린다.

소심한 이발사와 낯선 협박자, 해결사 그리고 이발사의 요염한 아내. 속셈을 알 수 없는 이들의 기묘한 만남은 전혀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 영화의 매력은 의외의 반전. 긴장감 있는 구성과 탄탄한 이야기로 반전의 효과가 배가 된다. 일본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추리소설 '친절한 협박자'가 이 영화 원작이다. 그러나 영화는 원작의 기본 틀에다 협박자 김양길의 숨겨진 사연을 가미하며 원작에서 볼 수 없던 감동적인 결말을 이끌어낸다. 주로 단편을 제작해 온 오기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상영시간 104분. 23일 개봉. 18세 관람가.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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