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따른 대혼란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내 버스 노선 개편 사흘째인 21일 오전, 미리 버스 노선을 알고 나온 시민들이 늘면서 전날 같은 출근길 대란은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대구시 종합상황실에 접수되는 문의 전화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 그러나 들쭉날쭉한 배차간격과 카드 단말기 오작동, 환승 노선 혼란 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조기정착 가능할까= 대구시에 따르면 노선 개편 시행 초기인 19일과 20일, 하루 2천여 통에 달하던 문의 및 항의 전화는 21일 들어 10% 정도 줄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노선이나 환승 방법 등에 관한 문의였고 나머지는 배차간격이나 교통카드 단말기의 요금 징수 오류 등에 관한 민원이 대부분. 노선을 숙지했거나 환승 체계에 적응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용환 대구시 버스개혁기획단장은 "1주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시민들이 새 노선체계에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19일과 20일 오전 지하철 이용객 수가 노선 개편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 노선 개편이 조기에 정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버스노선 개편 첫날인 19일 지하철 이용승객은 26만4천여 명으로 지난 12일(21만9천여 명)에 비해 17%가 늘어났다.
노선개편 이후 첫 출근·등교일인 20일 오전 10시까지의 승객도 6만6천여 명으로 지난 13일 오전보다 11.8%가 늘어났다.
환승 승객도 증가세다. 20일 오전 10시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탄 승객은 전체 지하철 이용객의 5.6%를 차지했다. 19일 지하철 전체 승객의 5.2%가 환승객이었던 것에 비해 다소 늘어난 수치. 대구시는 "이는 지하철과 버스 간 연계성을 강화한 노선 개편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대구시 대책=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던 환승 요금 시스템 오류도 개선되고 있다. 버스 단말기의 경우 지난 19일과 20일 200여 건이 신고됐던 환승 요금 과오납 관련 민원은 21일 오전 들어 거의 접수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이틀새 환승 요금 과오납 사태는 교통카드의 연도 인식 오류에 따른 것. 지난해 2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교통카드를 개편 이후에 사용했을 경우, 환승 날짜가 잘못 기록되면서 과오납됐다는 것이다.
(주)카드넷 관계자는 "교통카드에 저장되는 환승 날짜와 시간에 일부 오류가 발생, 과오납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소프트웨어적인 사소한 오류이기 때문에 20일 첫차 운행 이전까지 수정을 끝냈다"고 밝혔다.
단말기 오류율은 하루 평균 전체 이용 건수의 0.01% 수준. 지난 2004년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당시 단말기 오류율이 최고 21%에 달했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대구시 관계자는 "요금이 부당 징수된 것으로 나타나면 계좌 입금하는 방식으로 전액 환불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교통카드 단말기에서 나오는 버저음이 처음 탑승할 때나 환승할 경우가 똑같아 혼란스럽다는 지적에 따라 단말기 소리시스템을 21일부터 바꿨다.
이에 따라 처음 탑승 시 일반인 및 대학생은 '삐'하는 버저음이 한 번, 중·고생은 두 번 울리지만 환승 시에는 '삐, 삐, 삐' 하며 3번 울리게 된다.
또 버스 정류장 표지판의 틀린 점을 이른 시일 내에 수정하는 한편, 전체 노선이 다 그려진 안내 노선도 3천 부를 추가 제작, 구·군청 민원실 및 도서관, 은행 등 공공기관, 쉘터(유개승강장)에 비치할 계획.
앞으로 3개월 정도 버스 운행 관련 데이터를 축적, 운행 시간 및 지선을 중심으로 한 노선 조정도 추가로 할 예정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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