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험생들이 수시는 덤으로 주어지는 기회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응시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 수시는 당락이 운으로 결정되는 덤이 아니다. 지원할 대학의 전형 요강에 맞추어 미리 철저하게 준비를 해 온 학생들이 주로 합격하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 차라리 수능 공부에 몰두해 정시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2007 수시모집 특징과 전망
대학입시는 이제 수시냐 정시냐로 나눌 수 있다. 그만큼 수시의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6학년도에는 전체 모집 정원의 50% 가까이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대학들도 많아졌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재학생들은 정시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여 수능 공부에 최선을 다하면서 수시에 합격 가능한 대학을 미리 선정하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학기 수시는 2학년 때까지 학생부 성적을 참조하면 되고, 2학기 수시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은 남은 3학년 1학기 학생부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에 따라서는 수시에서 학생부 비중이 적고, 논술고사나 면접 구술고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대학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비를 해야 한다. 수도권 최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수능 성적 관리에도 철저해야 한다. 지난해 수시2학기에서 연세대의 경우 조건부 합격자의 49%가 수능최저등급을 넘지 못해 불합격했다.
▨ 수시 대비 전략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 성적이 좋은 수험생들은 1학기 수시 모집부터 지원하는 것이 좋다. 학생부는 전 과목 혹은 일부 과목, 석차·평어 반영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석차를 적용하지만 반영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대학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연세대는 전 과목 석차를, 중앙대는 전 과목 평어를 활용하고,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전 과목 평어와 석차를 동시에 활용했다. 그 외 대부분의 대학들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을 기본으로 하여 한두 과목을 넣고 빼는 식으로 석차와 평어를 반영했다. 따라서 석차와 평어 중 어느 것이 유리한지, 주요과목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에 따라 유리한 대학이 결정되는 것이다.
수시에서는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를 요구하는 대학이 있는데 자기 소개서와 학업 계획서 등의 자료는 면접 시 활용하기도 하고, 서류 전형으로 점수화하기도 하는데, 그 자체로서 수험생 간에 점수 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단, 자기 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내용들은 면접을 보기 전에 충분히 확인하고 숙지해 두어야 한다.
▶ 심층 면접과 논술 준비를 철저히 하라
심층면접은 수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논술은 수시 및 정시 모두 일부 대학에서 시행하고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서 반영 비율은 낮지만 대학에 따라서는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두 전형요소는 짧은 시간에 준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준비를 해야 한다. 본인이 지망하는 대학의 기출 문제를 먼저 확인한 다음에 여기에 맞추어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 수시 모집 합격자 발표 결과를 보면 심층 면접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경우 절반 정도가 심층 면접으로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고,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의 경우는 심층 면접과 더불어 논술고사도 당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수시 면접에서는 인성평가를 위한 기본 사항 외에도 시사 문제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주로 신문과 방송에 화제가 됐던 시사적인 현안이 면접 제재로 많이 활용되었다. 인터넷 사이트의 쟁점토론이나 텔레비전의 토론 프로그램, 신문 등을 통하여 시사문제에 대한 감각을 평소에 길러 두어야 한다.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읽으며 시사 쟁점 등을 스크랩하고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여 적어두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난해 수시와 정시에서 서울대를 비롯하여 많은 대학들이 영어 지문을 읽고 묻는 질문에 답하게 했다. 영어 지문 해석을 요구하는 대학도 있다. 그 외에도 모집단위에 따라 수학이나 과학 교과목과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물어보는데 이런 문제들은 평소 각 교과목 공부를 깊이 있게 함으로써 해결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논술고사 대비 전략
서울대는 2006학년도 신입생들의 논술 성적 결과를 분석하는 자료에서 수능성적이 좋은 학생은 논술 점수도 높았지만, 학생부 성적과 논술 점수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능 준비를 열심히 하는 것이 논술 실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논술이 중요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서둘러 준비할 필요는 없다. 논술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점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2007학년도 논술고사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논술고사의 형태가 종전보다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언어논술에서는 변별력 확보를 위해 각종 도표, 통계자료, 문학작품, 국한문 혼용체 지문 등이 제시문으로 활용될 것이다. 수리 논술은 가이드라인을 지켜 풀이형을 줄이고 수학적 기본 개념과 원리를 중시하면서 수험생의 이해력과 사고력,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 논술의 기본 원리와 형식을 익혀라
논술은 논리적인 표현을 위해 형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글쓰기이기 때문에 논술문의 기본 원리와 전개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처음 논술문을 쓰는 학생들의 글을 보면 서론 없이 바로 본론이 시작되거나, 물음표나 느낌표 등을 남발하는 감정적 표현이 많은데, 이는 논술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형식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체계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
▲ 교과서와 신문을 활용하라
배경 지식은 답안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배경 지식은 단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에 실력을 쌓아야 한다. 신문과 교과서를 활용해 보자. 신문이나 칼럼은 주요 시사쟁점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갖게 해 준다. 또한 교과서는 가장 좋은 논술 교재이다. 역사, 사회문화, 윤리 등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관련 지식만 완벽히 소화하고 있어도 충분한 배경 지식을 확보할 수 있다.
▲ 기출 문제로 실전 연습을 하라
기출 문제는 논술고사의 경향과 대학별 특징들을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대학마다 홈페이지에 기출 문제 해설, 출제 경향, 유의 사항, 모의고사 문제 등을 소개하고 있으므로 틈틈이 들어가 읽어보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 특히 채점 기준과 예시 답안은 대학의 채점 방향을 설명해 주는 것이므로 눈여겨 살펴보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동서양의 고전 명저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교과서에 언급된 고전이나 각 대학의 추천도서는 시간이 있을 때 계획을 세워놓고 차례로 정리를 해 나가야 한다. 독서를 하면서 중심 내용과 쟁점, 소감 등을 독서카드에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고전에 바탕한 논술문제는 수험생으로 하여금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인식하게 하면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를 요구한다.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고전에 대한 정확한 독해 능력은 물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다차원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또한 과거의 문제의식을 현재에 결부시키는 복합적인 사고 훈련이 요구된다.
▨ 구술·면접고사 대비 전략
교육부가 권장하는 논술 유형은 논술고사 도입 초기의 전통적 논술인데 그런 형태의 논술은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 대학들은 논술고사를 폐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층면접은 필답고사에 해당되지 않아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들은 과거의 본고사 유형으로 문제를 어렵게 출제하여 면접의 실질적인 반영 비율을 높이고 있다. 구술 면접고사의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각 대학은 변별력의 확보를 위해 교과 관련 지식에 관한 평가를 중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본 개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뿐만 아니라 그 응용력의 평가도 중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제를 영어로 제시하는 것이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대부분 주요대의 경우 인문계열 공통 문제로 영어지문을 출제하고 있으며, 서울대의 경우 국영문 혼합 지문에 한자까지 섞어 출제하기도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는 서울대가 수학, 과학 관련 교과에 대한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것을 비롯하여 고려대, 서강대 등에서도 수학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동국대 등에서는 과학 교과와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수학 문제는 미분법, 적분법, 복소수, 공간도형과 공간 좌표, 벡터 등의 단원이 출제 빈도가 높다. 또한 수학+물리, 수학+화학, 화학+물리+생물과 같이 여러 교과가 결합된 응용문제나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도 출제 빈도가 높다. 시사 문제는 사안에 대한 지식 자체보다는 쟁점 이슈와 관련된 수험생의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시사 문제를 교과 내용과 접목시키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 교과서를 100% 활용하라
구술 면접의 전공적성평가 문제는 대부분 고등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인문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지원 학과와 관련된 교과서로 기본 지식을 쌓고 사회의 주요 쟁점과 교과 내용을 관련지어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교과 관련 기본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시키는 훈련도 해야 한다. 특히, 최근의 수학 문제는 특정한 단원이 아닌 여러 단원이 결합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수학 교과 각 단원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뿐만 아니라 통합문제에 대한 연습도 필요하다.
▲ 영어를 정복하라
영어 독해 실력은 구술 면접의 필수 조건이다. 앞으로 수능시험 수준의 영어로는 명문대에 진학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가능하면 교과서는 암기하려고 노력하고 영자 신문이나 영어 소설 등을 읽으며 어려운 영어 지문을 읽어낼 수 있는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
▲ 기출 문제를 지금부터 분류 정리하라
기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은 시험 준비의 첫 출발이다. 기출 문제를 통해 그 대학의 출제 경향이나 난이도를 파악해 두면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영어 지문의 난이도가 어떠한 수준인지, 수학이나 과학 교과 문제가 어떠한 유형으로 응용되어 출제되는지를 꾸준히 파악해 두어야 한다. 매년 각 대학의 출제 문제를 그 특성별로 분류 정리해 두면 나중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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