暴雨 속 힘겨운 구조작업

입력 2006-02-20 10:06:13

比 산사태(작게) 구조작업 난항…18일 생존자 한명도 못구해

필리핀 중부 레이테주의 대규모 산사태 발생 3일째인 19일 국제사회의 지원이 쇄도하고 계속되는 폭우 속에 힘겨운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칠 줄 모르는 비와 불안정한 흙더미 등으로 구조작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당국은 사망자가 1천8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답지하는 구호 손길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지난 17일 비상금고에서 20만 스위스프랑(약 15억 원)을 방출해 향후 6개월 동안 생존자들이 사용할 조리기구와 모기장, 임시숙소용품, 정수약품 등을 구입, 제공키로 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7일 주요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일어난 이번 산사태에 대해 '깊은 슬픔'을 표명하고 생존자들을 위한 '관대하고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중국도 위로를 전하고 현금 25만 달러를 포함해 100만 달러어치의 구호품 등을 제공했다. 일본 정부도 애도를 표하고 '적절한 지원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 산하의 대외지원기금(AusAid)도 필리핀 적십자사와 구호기관을 통해 74만 달러의 긴급지원금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도 애도를 표명하고 군함 2척과 헬기 17대, 해병대원 1천 명을 사고현장에 파견하는 한편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유엔 측은 재난평가 및 조정팀을 마닐라 사무소로 보내 지원을 강화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측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사고 수습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도 산사태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1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조 상황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해안경비대와 해군부대들을 사고현장으로 파견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군 함정들은 임시병원 및 구조작업 지휘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현재 레이테주 서쪽 세부섬에서 빌린 민간 선박을 이용, 식량과 의료품을 사고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C-130 항공기 2대도 18일 오전 구조대원들과 1만1천700㎏의 의료품을 싣고 사고현장으로 향했다.

미 해병대원 1천 명도 구조작업에 동참했다.

약 750명의 군인과 소방대원, 자원봉사자 등을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구조당국은 거의 모든 기온사우곤 마을 주민들을 포함해 총 사망자가 1천8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발생 첫날인 17일 57명의 생존자들을 흙더미에서 구출해 냈지만, 18일엔 한 명의 생존자도 찾아내지 못했다. 최소 56구의 시체만 지금까지 발굴됐을 뿐이다.

◇힘겨운 구조작업

2주간의 폭우 끝에 산사태가 난 데 이어 18일에도 비가 계속 내림에 따라 구조당국은 최고 10m의 흙더미 속에 혹시나 있을 생존자들을 찾다가 구조대원 스스로가 희생될 수도 있다고 보고 신중한 작업을 당부했다.

구조당국은 특히 추가 산사태가 우려돼 사고현장 주변의 11개 마을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한편 사고현장 상공에 헬기가 돌풍을 일으키며 맴돌 경우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흙더미가 실제로 이동해 또 다른 불상사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보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기도 했다.

의료품과 발굴장비 등이 속속 도착해 구조작업이 본격화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자들이 발견될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 구조당국은 18일 밤까지 한 가닥의 희망을 걸고 생존자들이 보내올지 모르는 휴대전화 메시지들을 기다렸지만 헛수고만 했을 뿐이다. 게다가 생존자들과 실종자의 가족들은 40헥타르의 흙더미 속에 집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간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당국은 지난 2주간 68㎝의 강우량을 기록한 사고현장에 18일 밤에 이어 19일에도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구조작업은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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