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실업률 연계 상품 등장
재정경제부가 19일 발표한 '금융투자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가칭)은 우리 금융시장에 근본적인 구조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은행, 보험을 제외한 증권, 선물, 신탁, 자산운용 등 모든 금융업무를 취급하는 금융투자회가 탄생하고 투자대상 자산에 대한 제한이 없어져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투자할 수 있는 수많은 파생금융상품이 생겨나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산업구조 재편
현재 은행과 보험업을 제외한 자본시장 관련 영업은 증권, 선물, 자산운용, 신탁 등 업종간 칸막이가 쳐져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은 이같은 업종간 벽을 허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 관련 영업을 모두 영위하는 미국의 '골드만삭스'같은 금융투자회사가 생겨나게 된다. 새로 생겨나게 될 금융전문투자회사는 은행과 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금융업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금융회사들은 규모나 금융기법, 상품개발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외국 금융회사보다 열세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덩치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 10개 정도가 금융투자회사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국내 자본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4, 5개 정도의 금융투자회사가 경합하는 구도로 금융시장이 재편될 것이란게 정부의 관측이다.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의 출현
금융상품에 대한 규정이 '열거주의'(법에 열거된 상품에 대한 투자만 인정)에서 '포괄주의'(법에 열거하지 않은 상품도 모두 허용)로 바뀐다. 이에 따라 주식, 채권, 선물과 유가증권, 통화, 신용위험 등 법에 명시된 기초자산 뿐만 아니라 날씨, 실업률, 이산화탄소 배출권, 날씨 등 상정 가능한 모든 자연·사회현상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 생겨나게 된다. 예컨데 태풍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거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생길 경우 피해액에 따라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재해연계 증권, 경제성장률이 낮거나 실업률이 높으면 수익을 얻는 선물이나 옵션 등의 기상천외한 파생상품의 나온다는 것이다.
또 증권펀드의 경우 펀드자산의 40%이상을 증권에 투자해야 하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금지되어 있는데 앞으로는 경기상황에 따라 투자대상을 부동산이나 채권, 선물, 금 등으로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게 된다.
◆투자자 보호 강화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이 나오고 펀드의 투자대상 자산도 복잡다기해짐에 따라 투자자는 이익을 얻을 가능성 만큼 손해를 볼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정부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한층 강화했다.
투자회사는 상품을 판매할 때 단계별로 상품의 내용과 위험을 미리 설명해야 하며 투자를 권유하기 전에 고객의 투자목적, 재산상태, 투자경험 등을 면담을 통해 서면으로 확인하고 고객의 서명을 받도록 했다.
이같은 의무조항을 지키지 않아 손해가 생기면 과실의 입증은 금융회사가 하도록 했으며 금융회사가 무과실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손해액을 배상하도록 했다. 그러나 설명의무 이행과 관련한 책임한계를 놓고 분쟁의 여지가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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