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 종횡무진…정장 벗어던지는 女 아나운서들

입력 2006-02-18 07:31:11

'일자 단발머리에 단아한 그녀, 그런데 웃긴다?!'

노현정, 강수정 등 아나운서들이 톱스타 급 인기를 누리며 예능프로그램을 휘젓고 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차가운 이미지의 그녀들이 '웃기는' 예능프로그램에서 120% 역량을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

지난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 1순위에 올랐던 노현정 아나운서는 K2TV '상상플러스'의 '올드 앤 뉴' 코너, K2TV '스타 골든벨'을 진행하며 '얼음공주'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 네티즌들은 그녀가 웃었나의 여부를 놓고 내기를 하는 등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게시판에 올리며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같은 성원에 힘입어 아나운서로는 특이하게도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강수정 아나운서는 그녀의 방송여부가 한때 최고의 화제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K2TV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 코너를 진행하며 예능인 못지않은 끼를 발휘하는 그녀가 가을 개편과 함께 존속하느냐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붙었던 것. 결국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힘입어 '여걸식스'의 3기로 활약하는 그녀는 '단정한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을 완벽하게 소화, 언밸런스한 매력을 맘껏 뿌려대고 있다.

SBS 이혜승 아나운서는 화려한 의상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SBS 아나운서 특집으로 꾸며진 '야심만만'에서 가슴골이 살짝 드러나는 의상과 재치있는 말솜씨로 탤런트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것. 지난 2000년 SBS 아나운서 공채 8기로 입사, 그동안 뉴스를 진행하며 지적이면서도 단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그녀이지만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것이다.

MBC 최윤영 아나운서도 딱딱한 정장을 벗어던지고 시사프로그램 'W'에서 보다 자유로운 복장과 언변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다. 그동안 '아나운서=뉴스 앵커'라는 좁은 의미에 익숙하던 시청자들에겐 낯설기 짝이 없는 상황. 하지만 그녀들의 '일탈'이 더해질수록 시청률은 함께 상승곡선을 그린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훈희 KBS PD는 "아나운서는 뉴스만 진행하는 사람이라는 의미 규정에서 벗어나면 그들이 끼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단정함 가운데 언뜻언뜻 비춰지는 끼는 일반 연예인들 사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라고 말한다.

깍듯함과 허술함이라는 상충하는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는 설명. 예능 전문가답지 않은 빈틈이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사기도 한다. 계산된 매끄러운 웃음보다는 허를 찌르는 그녀들의 웃음에 보다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또 아나운서라는 본연의 직업에서 풍기는 반듯하고 올바른 이미지가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그녀들의 활약이 힘을 받는 주요 요인이다. 비속어와 유행어가 난무하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똑바른 언어구사와 올곧은 이미지는 앞으로 오락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더이상 사각 데스크에만 앉아있기를 거부하는 아나운서들. '단정한' 그녀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스포츠조선)

사진 : (위로부터)강수정, 최윤영, 이혜승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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