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납품가 인하…지역업계 표정
현대·기아차가 대구경북지역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들에게 무리한 인하폭을 요구함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납품단가 인하는 결국 원가절감을 위해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이 근로자의 임금 삭감 등 구조조정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 자동차부품산업 전반에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체들은 현대·기아차의 상상을 초월하는 납품단가 인하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면서 원가절감 등을 통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대구지역 한 자동차부품업체는 지난 15일 납품단가 인하에 따른 대책회의를 갖고 원가절감 마련에 나섰다.
이 업체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원자재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는 방침을 세웠다. 또 생산과정에서 제품 불량률을 낮추는 등 예년보다 강도높은 원가절감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에게도 종이 한장이라도 아끼자고 독려하고 있다"면서 "원가절감을 하지 않고서는 영업이익을 높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영천지역의 한 자동차부품업체는 작년엔 인하폭이 1, 2%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7, 8%선까지 낮추도록 요구받으면서 대책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음주부터는 인하된 납품단가로 납품해야 한다"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인하폭을 요구받은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구·경북기계조합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은 매년 엄청난 흑자를 보면서도 자동차부품업체들에게는 고통을 떠맡기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면서 "조합원인 자동차부품업체들의 불만이 커지만 불만을 털어놨다가는 혹시 불이익을 받을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기아차의 무리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에 대해 시민들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김모(33) 씨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부품가격을 낮춰 납품한다고 해도 소비자에게 실제 가격인하 혜택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단지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만 배불리는 것"이라면서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이 경영난을 겪으면 가뜩이나 어려운 대구·경북지역 경제가 더 침체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비난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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