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캠프가 고단한 일정이지만 프로야구 무대의 루키들은 처음 경험하는 해외에서의 체계적인 훈련에 재미를 느낀다. 고교, 대학에서 나름대로 기량을 인정받아 프로에 입단한 루키들은 의욕이 넘치지만 좌절을 겪기도 한다.
강행군으로 소문난 삼성 라이온즈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장에도 루키들의 땀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다. 괌 전지훈련장에서 일부가 이미 불합격 판정을 받아 국내로 돌아간 가운데 남은 루키들은 코칭 스태프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루키들에게 스프링 캠프는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무대이다. 선수층이 두터워 경쟁이 치열한 프로이기에 스프링 캠프에서 눈 밖에 난 루키가 다시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 코칭 스태프도 전력 보강을 위해 큰 기대를 걸고 루키들을 지켜보며 훈련시키고 있다.
전지훈련이 시작된 지 한달여가 지난 16일 현재 삼성에서 가장 주목받는 루키는 투수 차우찬(19.사진 위)과 김효남(23.사진 아래).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2006년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삼성에 지명받은 차우찬은 왼손 투수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권 혁의 부상과 오상민의 군입대 등으로 왼손 투수가 절대 부족하게 된 삼성은 차우찬이 올 시즌 중간계투로 왼손의 공백을 메워 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괌에서 이미 "가능하면 차우찬을 1군에 데리고 다니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차우찬은 140km대의 빠른 직구에다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며 제구력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어깨에 염증이 생겨 피칭 훈련을 피하고 있는 차우찬은 "연습경기에 등판한 동료들을 보면 던지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며 "20일쯤에는 피칭 연습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효남은 올해 1차 지명을 받은 경주고-건국대 출신의 지역 프랜차이즈 선수. 오른손 정통파로 빠른 볼을 던지고 볼 끝도 묵직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효남은 경험 많고 기량 좋은 중간계투 요원들이 즐비한 팀 투수진에서 비집고 들어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고교 때까지 유격수를 하다 대학 때 투수로 변신, 어깨가 싱싱하지만 구질이 단조로운 약점을 안고 있다.
김효남은 "대학 때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는데 커브를 많이 연습하고 있다"며 "1군 진입이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해서 인정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효남은 13일 일본프로야구 한신(1.5군)과의 연습경기 첫 등판에서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7회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후속타자를 포수 앞 병살타와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투구 수는 10개.
하지만 아직까지 루키들의 운명을 점칠 수는 없는 상태다. 지난해 삼성의 루키 오승환이 스프링 캠프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도 '특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으며 신인왕에 등극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오키나와·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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