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운하 대구 살린다"…물류혁명 가능

입력 2006-02-16 10:35:11

"대구·경북이 재도약하려면 낙동강에 운하를 건설해 물류수송에 대혁명을 이뤄야 합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해 한강~낙동강 연결운하 건설 가능성을 밝혀 주목을 끈 가운데 지역 대학 교수가 낙동강 주운(舟運) 개발의 필요성과 실현 가능 청사진을 제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남대 토목공학과 지홍기 교수는 16일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선진한국 국민포럼 창립총회에서 "대구·경북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낙동강 주운 개발이 필수며, 우리 기술력과 낙동강의 조건을 따져볼 때 실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지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낙동강 주운 개발과 영남내륙권 물류수송'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대구에서 삼성삼용차가 퇴출당한 이유는 수송시간, 수송비 등에 따른 엄청난 물류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 첫째 요인이었다"며 "내륙도시인 대구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낙동강 주운을 통한 물류수송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역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동량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 철도나 도로 같은 육상수송능력이 한계에 달했다"며 "대구-부산 간 운송비가 부산-LA 간 해상운송비보다 높다는 사실을 누가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지 교수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의 총 물동량은 지난 2001년 2억9천900만t이던 것이 지난해 3억5천900만t으로 4년 새 20%나 증가했다. 하지만 철도와 도로를 이용한 수송능력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등 한계에 부닥쳐 대구에서 부산까지 물동량이 이동하는 데만 4, 5일이 걸리는 실정이다.

지 교수는 "운하가 건설되면 물류비용을 지금보다 60%가량 줄일 수 있고, 유지 보수비가 필요치 않아 더 효율적"이라며 "또 운하는 관광·레저 산업에도 이용될 뿐 아니라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21세기 낙동강 주운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단계별 사업을 제안했다. 낙동강 하구~달성군 구지 구간과 구지~달서구 성서산업단지 구간, 성서산업단지~구미산업단지 구간, 그리고 구미~안동 구간을 나눠 운하를 건설하자는 것.

지 교수는 한강~낙동강 연결운하와 달리 낙동강 운하건설은 큰 힘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50m의 강폭과 3m 이상의 수심만 확보되면 선박 통행에 무리가 없다"며 "낙동강은 12km마다 1m가량의 수심변동이 있는 등 우리나라 5대 강 중 수위차가 가장 작아 수문을 거의 만들 필요가 없어 배만 띄우면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강에 건설된 교량 문제에 관해서도 지 교수는 "현재 낙동강에 설치된 교량은 폭과 높이가 배가 지나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갈수기 때 수량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임하, 안동, 합천댐의 수량 조절로 충분히 수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프랑스와 독일이 현재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이유는 센강과 라인강, 도나우강에 운하를 건설해 내륙도시들을 경제거점으로 잘 활용했기에 가능했다"며 "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낙동강 주운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선진한국 국민포럼 창립총회는 16일 오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개최돼 '선진한국의 과제와 지역발전'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고, 이명박 서울시장 초청강연회가 이어졌다.

선진한국 국민포럼은 '희망찬 미래, 잘 사는 국민, 깨끗한 사회, 강력한 나라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16일 지역에서 만들어진 순수 민간단체.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이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의사, 기업인, 종교인, 회사원, 주부 등 35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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