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표심' 업고 김부겸 약진

입력 2006-02-16 10:36:44

열린우리당 전대 D-2

열린우리당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의장 후보 중 유일하게 대구·경북 출신인 김부겸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 막판 판세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사다.

16일 김 의원 측이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처음으로 임종석 후보를 앞질러 5위를 했다는 것. 특히 3, 4위 그룹인 김혁규·김두관 후보와 3% 내의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호각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김 의원 측은 반색했다. 다른 후보 측의 여론조사에서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이와 비슷한 경우가 적잖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 측은 "당초 선거전 중반까지 임종석 후보의 가파른 상승세 때문에 2강3중 구도가 형성됐으나 후반으로 들어오면서 임 후보 지지도가 주춤하면서 2강4중 구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김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있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우선 대구·경북 표심의 결집을 들 수 있다. 열린우리당 세가 가장 약해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대구·경북 대의원들이 "이번에 지역 출신을 당 지도부에 입성시켜 여당 내 대구·경북 힘을 키우자"는 인식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

2강 후보들 헤게모니 싸움에서 김 후보가 적지 않은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근태 후보의 경우 정동영 후보와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같은 개혁성향인 김두관 후보의 표를 많이 뺏고 있다는 것.

정동영 후보 움직임도 김부겸 후보에게는 나쁠 것이 없다. 대권 주자로서 강한 의욕을 갖고 있는 정 후보는 당 의장이 되면 우선 전당대회를 통해 드러난 당의 분열상을 치유하는 게 급선무다. 그래서 '정동영-김근태-김혁규-김두관'이라는 그림보다 '정동영-김근태-김혁규-김부겸' 구도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부산·경남 인사가 복수로 있는 것보다 대구·경북 출신 인사가 지도부에 입성하는 게 모양새도 좋고 각 세력의 통합에도 유리할 것으로 정 후보 측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부겸 후보 측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우리 캠프는 선거 개시와 함께 조직을 구축하는 등 늦게 출발했다"며 "때문에 선거 막판에 상승세를 타 지지율이 가장 높은 상태에서 전당대회일을 맞게 될 것"이라고 기대 섞인 분석을 내놓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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