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잘 되면 내 탓, 잘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우리 속담을 들어 본 적 있겠지? 또 '목수가 연장 나무란다'는 속담도 들었을 테고……. 이것은 모두 자기의 부족한 노력은 탓하지 않고 책임을 남에게 돌리려 하는 사람들의 나쁜 본성을 꼬집은 말이 아니겠니?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더러 상대방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고, 다른 핑계에 정신을 쏟는 경우가 있는 것 같더구나.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인 비발디가 연주회를 열었을 때의 일이란다.
'와, 이번 연주회에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유명한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한다지.'
세계적으로 이름난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연주를 한다는 소문에 연주장은 더 성황을 이루었지. 많은 청중을 본 비발디는 기뻐하기보다 오히려 역정을 내었단다.
'나의 연주보다는 바이올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군.'
그러나 비발디는 꾹 참고 연주를 시작하였지. 연주가 시작되자 청중들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아름다운 선율에 젖어들었지.
"아, 역시 악기가 좋으니까 저렇게 멋진 소리가 나는구나!"
"그래, 옷이 날개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 순간이었지. 비발디는 갑자기 연주를 멈추고는 바이올린을 높이 쳐들어 바닥에 힘껏 내리쳤단다. 바이올린은 그만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지.
"아이고, 아까워! 저런 명품을!"
청중들은 모두 놀라 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단다.
그 때 사회자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지.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저것은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아닙니다. 싸구려 바이올린입니다. 비발디 선생이 바이올린을 깨뜨린 이유는 참된 음악이란 악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노력과 정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아!"
그제야 사람들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부끄러워하였단다.
중국 고사에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名筆不擇筆)'는 말이 있단다. 명필은 붓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훌륭한 글씨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붓이 나쁘면 나쁜 대로 종이의 성질에 맞게 붓을 눕히거나 세워서 글씨를 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우리는 흔히들 자신이 하는 일이 잘못되었을 경우, 그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기 쉽단다. 물론 남의 잘못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남의 잘못을 예상하지 못하였으니 결국 마지막 책임은 항상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단다.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했다던가, 부모님이 보살펴 주지 않아서 사업에 성공할 수 없었다 하는 것 등은 대표적인 책임 떠넘기기 현상이란다. 이 세상은 책임 떠넘기기를 잘 하는 사람을 동정하기는커녕 도리어 무능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단다. 환경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도리어 환경을 가꾸어 나가는 사람들의 노력이기 때문이지.
얘야, 무엇이 이 세상의 중심인지 늘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기 바란다.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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