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 초등학생인 아이가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 합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참가하라는 대회나 행사조차도 안 가려고 생떼를 쓰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기를 살려줄 수 있을까요?
답 : 성장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자신감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자신감은 모든 것의 기본입니다. 성장하면서 이는 자율성으로 발전하고 성취에 이르는 동기가 됩니다. 당연히 부모로서는 어떻게든 이를 길러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아들이나 초등학교 1학년생 정도라면 엄마가 자기 세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엄마가 하는 칭찬과 관심에 엄청난 영향을 받습니다. 엄마의 한마디 칭찬에도 세상을 차지한 듯 즐거워하고, 조금만 나무라도 슬픔에 빠집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2, 3학년만 돼도 자신을 객관화시켜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의 단순한 칭찬이나 꾸중은 그리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합니다. 이쯤 되면 아이들의 성격에 따라 방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가령 칭찬받기를 좋아해서 매사에 나서려는 아이들은 계속해서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내성적이거나 소극적인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권하면 오히려 자신감을 더욱 떨어뜨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막연한 칭찬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객관적으로 비교해서 우위에 있는 점을 찾아내고 그 차이를 중시하는 태도가 바람직합니다. 단순히 성적이나 성과를 비교해 열등감을 키울 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알고 자신만의 특성을 찾아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감은 성적이나 실력의 우위가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만족과 존중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소중하면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가치가 생기고 이는 곧 자신감으로 연결됩니다.
부모들은 흔히 성적이라는 잣대를 자녀에게 들이댑니다. 성적이 오르고 내리고에 따라 자녀를 보는 눈길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는 객관적으로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들은 눈에 잘 안 띄고 애매하지만 성적은 쉽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되다 보니 그런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자녀에게 자신감을 북돋우려면 성적이나 공부가 아니라 칭찬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요소들을 생활 속에서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가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다고 이야기를 할 때, 또 무슨 일을 저질렀느냐고 나무라기부터 할 게 아니라 엄마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낸 솔직함부터 칭찬한 뒤 꾸중을 들은 과정을 묻는 식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시야가 넓어야 합니다. 성적이나 승부에 매달리면 칭찬할 거리가 궁해집니다. 아이의 장점을 키우는 쪽으로 칭찬할 여지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단점을 없애는 최고의 방법은 장점을 키우는 것입니다. 여기에 자신감을 기르는 길이 있습니다. 자녀의 장점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자녀를 살피고 궁리하는 모습이야말로 부모가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요. 부모의 보이지 않는 신뢰와 사랑이 뒷받침될 때 자녀의 자신감은 제대로 커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박용진(진스마음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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