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네버 엔딩' 솔로 바람

입력 2006-02-14 08:36:26

"타블로의 소품집 'The Underground EP'(최종 제목은 미정). 수록곡 5~6곡 중 3곡은 확정됐어요. 세 곡의 비트 메이커(beat maker)들은 페니(Pe2ny), 더 콰이어트(the Quiett), 디제이 지오(DJ Zio). 매우 어두워요. 요즘은 어둠이 왜 이리 끌리는지. 남은 2~3곡은 아직 선택중입니다. 작사中 두 낫 디스터브(Do not disturb)…"-타블로 싸이월드 미니홈피 '소품집 제작노트'에서.

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요즘 3월 발표할 솔로 미니음반을 준비중이다. 자신의 싸이월드에 '소품집 제작노트' 코너를 만들어 음반의 콘셉트, 작업 상황, 참여하는 음악 동료 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에픽하이 멤버들이 없인 본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솔로 음반으로 방송 활동할 계획은 없다.

타블로처럼 그룹에서 솔로로 단독 플레이를 준비중인 가수들이 여전히 즐비하다. 가요계는 이미 그룹 팬클럽의 비, 핑클의 이효리와 옥주현, 신화의 이민우와 신혜성, H.O.T의 강타와 장우혁과 토니안, 터보의 김종국, 피플크루의 MC몽 등 성공 모델을 검증했다. 해체로 인한 자연스런 솔로 활동도 있지만 요즘은 그룹을 유지한 채 그 테두리 안에서 솔로 음반을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룹 틀 유지한 채 솔로 활동이 대세

쥬얼리의 박정아와 서인영은 요즘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강도 높은 트레이닝 속에 솔로 음반을 준비중이다. 4월 중 경쾌한 모던록 스타일의 1집을 선보일 박정아는 보컬 연습, 곡 해석을 위한 작곡가와의 미팅, 안무 구상, 기타 및 피아노 레슨 등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름을 겨냥한 서인영은 파워풀한 힙합 멜로디의 댄스곡을 준비중이다. 그룹 시절의 선입견을 탈피하고 음악적인 소양을 높여야 한다는데 둘다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로젝트그룹 더빨강의 배슬기도 여름께 솔로로 나선다. 각종 오락프로그램 섭외 1순위인 그는 이달 말까지 더빨강 활동을 마친 후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다. 클릭B의 우연석은 교통사고로 1월 발표할 첫 싱글이 연기됐지만 또 다른 멤버 오종혁이 1집을 준비하고 있다. 원타임의 태빈과 송백경도 올해 각각 솔로 혹은 또다른 그룹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태생부터 '따로 또 같이'를 선언한 슈퍼주니어는 그룹 활동과 병행해 멤버들이 연기자, MC로 활동중이며 이중 몇몇은 솔로 가수로도 나선다.

SM엔터테인먼트는 "솔로로 나설 멤버를 결정짓진 못했다. 예를 들어 강인이 가수와 MC를 병행하는 등 한 멤버가 여러 활동을 할 것이다. 또 새로운 신인으로 슈퍼주니어 2기가 구성될 때 1기 멤버 몇몇이 포함돼 활동할 수도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룹 때와는 차별화가 관건

댄스그룹 H.O.T의 강타와 문희준은 각각 발라드와 록, 댄스그룹 터보의 김종국은 발라드, 혼성 댄스그룹 샵의 이지혜는 발라드에서 최근엔 트로트로의 전향을 고려하는 등 모두 그룹에서 보여줬던 음악과 스타일을 탈피해 각 멤버 개인의 개성을 살린 케이스들이다.

쥬얼리의 소속사인 스타제국의 이주원 실장은 "그룹 때와 같은 장르, 이미지로 나설 경우 대중에게 식상하게 느껴질 뿐"이라며 "그룹에선 개인의 성향을 살리기 어렵지만 솔로로 나서면 음악 선호도, 추구하는 이미지 등을 맞춤형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힙합 음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타블로 역시 솔로 음반에선 음악 스타일에 변화를 준다. 타블로는 "미국에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했다. 에픽하이 음반은 미래 지향적인 힙합이지만 솔로 미니음반은 과거 언더그라운드 활동 때로 돌아가 내 과거 음악 성향이 짙다"며 "전체적으로 낡은 소리들과 소박한 가사로 이뤄져 어두운 편이다. 대중적인 음반은 아니다. 대중은 '이런 음악도 있구나'라고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음악전문채널 MTV의 유승관 PD는 "솔로 음반을 낼 경우 그룹 때와 다른 음악 스타일에 팬들이 적응하지 못할 때 확보했던 팬을 잃고 도태되는 경우도 있으며, 또 그룹에서 파트를 나눠 부르던 멤버들이 솔로 음반에서 완곡을 소화할 때 음악적으로 부족함이 느껴지는 사례가 빈번해 이를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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