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학입시 결과 "공교육의 힘…가능성 봤다"
"수성학군 아니라도 얼마든지 뛰어난 교육 성과를 낼 수 있어요."
최근 대학입시에서 대구 수성구 이외 지역 고교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고교는 체계적인 성취도 관리와 수준별 수업, 맞춤형 진학지도 등을 통해 고교입학 당시에 비해 괄목할 성적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입시 결과를 거둬 주목받고 있다.
▲ 인성과 학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대건고=학년당 10학급으로 대구의 일반계 고교 가운데 소규모에 포함되는 대건고(달서구 월성동·교장 변종대 )는 개인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밀착형 지도로 다양한 분야에 학생들을 진출시키고 있다. 1학년 때부터 학교가 자체 개발한 성적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성취도를 관리하는 한편 예비 3학년생 대상 진로 탐색 체험 프로그램, 분기별 학부모 입시설명회, 학기별 교사 연수회 등을 통해 진학 지도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 그 결과 2년 연속 전국 로봇대회 수상자가 나와 모두 한국정보통신대학교에 진학했고 포항공대 조기졸업자 전형, 한국과학기술대(KAIST), 일본공과대 등에도 매년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대 3명, 의예·한의예 10명 등 최상위권 대학 합격자도 적잖이 배출했다. 이대희 연구부장은 "부자(父子) 문화체험학습, 음성꽃동네 사랑 나눔 체험, 중국이나 일본 등지 현장 학습, 다양한 전일제 체험활동 등 인성교육을 강화한 것도 입시 성과를 높인 비결"이라고 말했다.
▲ 이전 불리함 딛고 전국 최고 남녀공학교로 선 덕원고=2002년 수성구 황금동에서 경산과 인접한 욱수동으로 이전한 덕원고(교장 이성한)는 이른바 '투입 자원'이 상대적으로 나빠진데다 남녀공학으로 전환까지 했음에도 주위 우려를 단기간에 불식시켰다. 올해 서울대 합격자를 18명(2차 발표 현재)이나 내 남녀공학으로는 전국 최다를 기록했고, 경북대에도 50여 명의 1차 합격자를 배출한 것. 지난해에는 SK가 주최한 고교별 학력경시대회에서 전국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는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받을 여건이 되지 않는 학생들에게 사교육 이상의 맞춤식 수업을 제공하는 데 밤낮을 가리지 않은 교사들의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 선택수업을 최대한으로 늘려 학생들이 전공하고 싶은 분야의 과목 수업을 많이 듣도록 하는 한편 보충수업은 철저히 수준별로 진행하는 덕원고의 수업 방식은 여타 학교에서 따라 하기 힘들 정도로 교사들의 부담이 크다. 이 교장은 "지난해 교과별 협의회, 정보화, 사학경영 등 학교 수상만 일곱 번이나 했는데 입시 결과까지 잘 나온 것은 선생님들의 헌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실패를 거울로 대박을 터뜨린 경일여고=올해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자 13명을 배출해 여고 가운데 전국 1위에 오른 경일여고(남구 봉덕동·교장 이명수 )의 성공은 1년 전부터 예정된 일이었다. 지난해 10여 명이 서울대 수시모집 1단계를 통과하고도 2명만 최종 합격한 데 충격을 받은 교사들이 똘똘 뭉쳐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학년 초부터 정성을 쏟았기 때문.(본지 12월27일자 보도) 교사들은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우고 논술과 심층면접 대비반을 편성, 앞다퉈 지도했다. 지원 서류를 꼼꼼히 챙기는 한편 각종 경시대회와 공모전 등에서 수상자를 늘리는 데 공을 들여 특기자 전형의 길도 넓혔다. 그 결과 고교당 3명만 지원할 수 있는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에 3명 모두 합격하고 특기자 전형에서도 7명의 합격자를 냈다. 대구 전체 서울대 수시 합격자 72명 가운데 10명이나 차지한 것. 김종계 연구부장은 "교사들의 치밀한 준비와 학생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학생들의 대비 과정과 경험담을 상세하게 기록해 성과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사진: 달서학군 공교육의 힘-2006학년도 입시에서 국내 상위권 대학 및 학과에 합격한 대건고 출신 학생들과 진학지도 교사들이 교정에 모였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정곤(인제대 의예 합격), 권영우(가톨릭대 의예), 이효빈(울산대 의예), 김무성(서울대 생명과학), 정윤석(영남대 의예), 장현석(동신대 한의예), 전종민(대구한의대 한의예), 김종민(영남대 의예) 군. 뒷줄 김동영 백윤용 이대희 선생님, 박순찬(한국정보통신대 공과), 배재우(포항공대 수학), 최우혁(서울대 경영), 이충재(포항공대 컴퓨터공학) 군.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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