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업무·상업용 빌딩 부족난 심각

입력 2006-02-10 10:00:26

'상가 좀 구해주세요.'

아파트 재개발 붐으로 대구의 대표적 상업 지역인 수성구 범어동과 황금동 일대의 업무·상업용 빌딩 부족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주요 대로변 곳곳이 재개발로 철거에 들어간데다 아파트 분양에 대비한 모델하우스 건립 붐이 일면서 멀쩡한 건물들이 잇따라 철거작업에 들어간 탓이다. 특히 이같은 업무·상업용 빌딩 부족난은 주상복합과 아파트 준공이 끝나는 시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2, 3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 지역에서 지난해에만 아파트 건립을 위해 철거에 들어간 지역이 18곳에 이르며 올들어서만 5개 지역에서 토지 보상후 철거 작업이 진행중에 있다. 대지 면적으로 환산하면 웬만한 택지 개발 면적과 맞먹는 15만여평에 이른다. 범어네거리 일대에서만 주상복합과 아파트 건립을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철거에 들어간 지역만 8개소 5만여평에 이를 정도다.

리빙경매 하갑용 대표는 "지난해 여름 이후 수성구 지역에서는 상업용이나 업무용 빌딩 경매 물건이 자취를 감춘 상태며 매매 또한 건물을 내놓는 지주들이 없어 거의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세 등 임대로 나온 상가나 사무실 등도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상업·업무용 빌딩 부족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모델하우스 건립 붐.

주택업체들은 "빈 공터가 없는데다 눈에 띄기 좋은 곳에 위치 해야하는 모델하우스 특성상 요즘 짓는 모델하우스는 모두가 대로변의 멀쩡한 빌딩을 철거하고 지은 것들"이라며 "통상 모델하우스 한개를 건립하려면 500여평의 부지가 필요해 빌딩 3~5개 정도를 철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황금네거리를 중심으로 동대구로 일대에만 들어선 모델하우스가 12개에 이른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주차장이 없는 건물은 인기가 없었지만 요즘은 이마저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며 "중동과 상동 지역까지 재개발에 따른 철거에 들어가면서 업무용 공간은 물론이고 유흥주점이나 대형 식당 등이 적당한 건물을 구하지 못해 개업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수성구 지역에서는 올해에도 아파트 건립을 위해 10여 곳이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업무·상업용 빌딩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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