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기마라에스, 아드보카트에 지략 도전

입력 2006-02-10 09:09:55

한국 축구대표팀의 8번째 평가전 상대인 코스타리카의 알렉산데르 기마라에스(47) 감독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이지만 11살에 의사인 아버지가 말라리아 퇴치 프로그램으로 코스타리카에 정착하는 바람에 코스타리카인이 됐다. 1985년 시민권을 받았고 이후 외국인이지만 코스타리카의 국민적 축구 영웅이 됐다.

코스타리카가 1990년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 16강에 오르는 기적을 이뤄낸 당시 기마라에스는 보라 밀루티노비치 사단의 일원으로 수비진의 일익을 담당했다.

12년이 흐른 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기마라에스는 스승 밀루티노비치가 이끌던 중국을 완파했다. 당시 월드컵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사제 대결이 한동안 화제가 됐었다.

기마라에스는 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 지휘봉을 놓았고 9일 아드보카트호와 맞붙은 LA 갤럭시의 스티브 샘슨 감독이 뒤를 이었다.

기마라에스는 지난해 월드컵 예선 도중 '새로 찾은 조국' 코스타리카의 긴급 호출을 받았다. 코스타리카는 1, 2차 예선에서 쿠바, 온두라스와 졸전으로 본선 진출이 불투명하던 때였다.

기마라에스는 재부임 이후 과테말라(3-2), 파나마(3-1), 트리니다드 토바고(2-1)를 연파했고 미국마저 3-0으로 대파했다. 코스타리카 축구 팬들에게 기마라에스는 삐걱대던 태극호를 수습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나 마찬가지였다.

기마라에스는 훈련을 게을리하는 해외파를 과감히 배제하고 '정신력이 모든 걸 좌우한다'는 신조로 선수들을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주로 북중미에서만 활동해 선진 유럽 축구를 접하지는 못했지만 승부사 기질이 누구보다 강해 곧 명장 반열에 오르리라는 평이 많다.

반면 아드보카트는 두 번이나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이끈 엘리트 감독 대열에 끼여있다.

기마라에스와 아드보카트의 지략 대결은 '승부사 vs 전략가'의 한판 승부로 압축할 수 있다. 감독 경력에서는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는 아드보카트가 기마라에스의 거센 도전을 어떻게 막아낼지 지켜볼 일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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